동아시아지역 전파망원경 21대를 연경해 우주를 살피는 프로젝트가 본격 진행된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수천 ㎞ 크기의 망원경을 구현하는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EAVN·East Asian VLBI Network)가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VLBI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의 약자로, 멀리 떨어진 여러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운용해 그 거리에 상당하는 크기의 해상도를 얻는 관측 장치다.

EAVN은 우리나라 VLBI 관측망인 KVN, 일본 VERA, 중국 CVN 등 3개국 21개 망원경을 연결한다.

이렇게 되면 최대 5000㎞ 거대 관측망이 구성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감도로 우주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빛을 식별하는 능력(분해능력)으로 보면 제주도 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에 있는 동전 속 글씨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다.

미국의 초장기선 전파망원경배열(VLBA)이나 유럽 VLBI 전파망원경 네트워크(EVN)에 필적하는 성능이다.

EAVN은 다양한 망원경 조합과 주파수 설정이 가능해 천체에서 나오는 전파 일종인 메이저 신호나 초신성·감마선 폭발같이 변화가 빠른 천체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EAVN은 올해 하반기 중 초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으로 중국 신장의 110m 크기 망원경과 태국 VLBI 네트워크(TVN) 시설 등이 추가되면 EAVN 성능은 더 강화할 것으로 천문연은 전망했다.

손봉원 천문연 박사는 “동아시아의 자원과 전문성을 모아 연구역량을 극대화하고 국제협력의 중요한 모델로 인식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AVN 구성과 기능에 대한 논문은 네이처 어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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