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호서문학보다 빨리 발행, 대전문학관, 오는 6월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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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발견된 순수시지 '동백'의 창간지. 대전문학관 제공
대전지역 최초 순수시지(純粹詩誌)인 '동백' 창간호가 최초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백’ 창간호는 국내 현존하는 최장수 문학단체인 호서문학회가 발간한 ‘호서문학’보다도 앞서 발행돼 문학사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8일 대전문학관에 따르면 최근 1946년 발행된 대전지역 최초 순수시지인 ‘동백’ 창간호를 발견, 공개했다. ‘동백’은 대전에서 활동하는 한국 최고(最古) 문학단체인 ‘호서문학회’를 결성했던 작가 중 정훈·박용래·박희선이 그보다 앞선 시점에 ‘동백시회’를 만들고 발행한 잡지다. 동백은 7~8호까지 발행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구체적인 실체로 드러난 것이 없다가 이번에 창간호가 가장 먼저 발견됐다.

대전문학관은 이번 자료에 대해 수십년 째 행방이 묘연해 수많은 연구자들의 애를 태우다 김용재 시인(전 대전문인총연합회장·전 호서문학회장)이 수소문 끝에 확보, 소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백 창간호는 호서문학회 창간지(1952년)보다 6년이나 먼저 발행돼 역사적으로 봤을 때 가치가 높아 대전 문학사의 뿌리로 자리매김하고 연구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동백 창간호 발견으로 지역 문학계도 한껏 들뜬 분위기다. 박수연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동백은 대전에서 활동했던 시동인들이 모여서 발간했던 첫 번째 잡지이고, 대전시문학 역사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자료”라며 “그동안 잡지 발견이 어려웠던 이유는 비등록 잡지라 판매된 잡지가 아니었고, 소량발행으로 주변 몇몇 사람들과 돌려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940년대에 공식적으로 발행 가능한 잡지는 좌파성향의 문예지였다”며 “그러나 동백은 우파성향의 잡지였지만 좌파동인들과 한데 어울려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본인들이 점령했던 시대적 배경 속에 한국문학만의 방향과 가치철학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아 이 당시에만 해도 새롭게 판을 짜는 과정에서 좌·우파가 확실히 나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우선권 선점이 중요했던 시대에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전문학관은 동백 창간호를 오는 6월까지 기획전시 ‘대전문인총연합회소개전-한국문학시대를 말하다’를 통해 전시한다. 또 12월까지 동백, 호서학보 등 관련 주제 10가지를 선정해 연구서적 ‘대전문학사’를 발행한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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