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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럼]
김성한 K-water 융합연구원장

2016년 말 기준 전국의 수도관 총 길이는 지구 둘레의 5배 가량인 20만 3859㎞다. 이 중 설치한지 21년 이상 경과된 관은 6만 3190㎞(31.0%) 이며, 앞으로 10년 후가 되면 약 60% 이상을 차지하게 돼 노후로 인한 사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물 부족과 가뭄 걱정 속에서도 연간 수돗물 총 생산량의 10.6%인 약 6억 8250만 t(팔당댐 저수용량의 2.8배), 연간 손실액 약 6000억원에 달하는 수돗물이 누수로 인해 버려지고 있다. 또한 녹물, 이물질, 냄새 등으로 인한 생활 불편, 수돗물에 대한 불신 가중 뿐 만 아니라 수도관 사고는 용수 공급이 되지 않아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막대한 재산 피해 등 사회·경제활동에 장애를 주게 된다. 수도관의 경제적인 내용연수는 30년이며, 기대수명은 40~50년이다. 매설한지 20~30년 경과되면 노후해 개량시기가 도래하지만 지하에 매설 돼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노후상태 파악이 어렵고 관리기술 또한 낙후돼 있다.

수도관은 현대 사회의 생명선이자 인체의 혈관과 같은 기관이다. 사람에게 생로병사가 있듯 수도관도 나이를 먹으면 병이 들고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 사람이 보다 건강하고 오래살기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적기 치료가 중요하듯 수도관도 규칙적인 진단을 통해 적절하게 처방해야 한다. 그동안의 관리는 누수나 수질사고가 발생한 다음 대처하는 사후 보수, 복구 위주였으나 앞으로는 현재 상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장래의 기능 변화 및 잔여 수명까지 예측, 막대한 피해 예방과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의 건강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전문 장비와 고도의 의료기술이 필요하듯이, 수도관의 누수, 압력 및 수질이상 등 문제점과 노후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첨단 진단장비와 기술력이 필요하다. K-water는 수도관의 내·외부 상태를 정밀하게 스캔해 결함과 노후 상태를 파악 할 수 있는 진단 센서 로봇, 관의 처짐, 연결부 이탈, 외부충격 및 누수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 진단 결과를 해석하고 맞춤형 처방이 가능한 의사결정시스템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관 건강이 곧 국민 안전과 복지라 인식하고 수도관의 노후를 대비하고자 K-water에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종합병원 역할을 담당해 국토의 혈관이 젊어지고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데 앞장서고자 한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응급 의료기관, 권역외상센터로써의 기능도 갖춰 응급처치를 통한 생명 유지는 물론, 사건현장의 과학수사대처럼 사고발생 현장을 조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모색해 모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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