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소방청 등이 어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만큼 산불발생이 예사롭지 않다. 산불은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하지만 건조기와 행락철, 농번기가 겹치는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당국이 산불감시 인력을 늘리는 등 적극 대처하고 있음에도 산불발생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니 걱정이다. 산불의 대부분은 사람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만 조심하면 산불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전국적으로 28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430㏊의 산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6건 꼴로 산불이 발생한 셈이다. 예년에 비해 20% 이상 산불이 증가했다고 한다. 올해 발생한 산불로 수령 50년이 넘는 아름드리 소나무 30만 그루가 소실됐다. 장장 50년 동안 정성들여 가꾼 소중한 산림자원이 한순간에 불에 타 사라진 것이다. 불탄 산림을 원상복구하려면 다시 50년을 기다려야 한다.

산불감시 인력을 아무리 많이 동원한다해도 넓은 면적의 산림을 감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시민 각자가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산불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에 의한 실화가 전체 60%로 가장 높다. 소각 관련 산불이 그 다음으로 많다. 요즘도 산에서 담배를 피우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 산에 들어가는 사람은 아예 라이터와 같은 화기를 소지 하지 말아야겠다. 농민들이 해충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논두렁·밭두렁을 태우곤 하는데 이 또한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지금부터 5월 중순까지는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거세 산불 발생의 위험성이 어느 때 보다 높다. 다음 달에는 어린이날 등 연휴가 끼어있어 입산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 간 충남도내에서 발생한 산불 중 60%가 봄철에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각자가 경각심을 갖고 산불 예방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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