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넘치는데, 돈줄은 말라가네

올해 상·하반기 분양 ‘호재’
2금융권까지 대출규제 강화…서민들 자금 마련 고민 커져

#1 지난해부터 주거의 목적으로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자영업자 김모(45·대전 중구) 씨는 요즘 고민이 하나 늘었다. 여윳자금이 없어 6개월 전에 마이너스통장을 개설(2000만원), 한도를 늘린 게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신용등급도 나쁘지 않고 대출금 사용 목적이 다르면 전세자금대출을 받는데 무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타격이 크다"며 "신규 분양은 잠정적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2 구도심에 위치한 지점에서 근무 중인 은행원 한모 주임은 대출상담으로 침이 마를 날이 없다고 한다. 한 주임은 "올해 예정인 분양을 앞두고 대출한도, 중도금대출 관련한 대면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고객들의 니즈를 100% 해결해드리지 못해 난처한 상황이 늘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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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올해 대전지역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대출규제에 발목이 묶인 서민들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상·하반기 알짜 분양이 예고된 가운데 시중은행을 왕래하며 대출상담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까지 강화된 규제로 '내 집 마련'의 꿈과는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안호수공원 3BL·법동 e-편한세상에 이어 도룡3구역 재개발·도안2단계 등이 분양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구 법동 중리주공아파트를 허물고 대규모 단지(1503세대)를 재개발하는 ‘법동e-편한세상’이 오는 27일 분양을 앞두고 있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물량은 414세대다.
이어 6~7월 경 도안호수공원 3BL 분양이 예상,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계룡건설이 사실상 대전의 마지막 택지인 갑천지구(서구 도안동 및 유성구 원신흥동)에 1780세대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7월에는 유성구 가정동 KIT교수아파트를 허물고 232세대 아파트를 짓는 도룡동 3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일반분양 136세대)이 추진·계획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처럼 신규 분양 및 재개발사업이 서서히 물꼬를 트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제1금융권 대출규제에 이어 오는 7월부터 2금융권에서도 규제가 강화될 예정이다 보니 저마다 사정이 있는 고신용자(3등급 이상)를 포함한 저신용자들의 ‘자금마련’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1,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의 경우 대부업계에 노크하며 하소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더해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지역 금융계 한 관계자는 “올해 대전지역은 신규분양이 없다는 이유로 도안호수공원 3BL, 도안2단계 등 신규 분양의 대출 상담문의가 늘고 있다”며 “한층 깐깐해진 대출규제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도입되면서 향후 자신의 소득을 기준으로, 상환이 부담되는 무리한 대출을 받을 경우 부채의 늪에 빠져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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