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의 한 축사에서 사료용 물탱크 청소를 하던 20대 2명이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질식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축사에서 물탱크 청소작업을 하던 20대 남성 두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업주는 경찰에서 "물탱크를 청소하러간 직원이 전화를 받지 않아 가보니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업주는 이 탱크에서 물과 설탕을 섞어 발효시킨 뒤 소에게 먹였다고 한다.

사고 정황을 살펴보면 두 직원은 유해 가스에 질식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찰 도 두 명이 유해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일 청주의 낮 최고 기온은 29.5℃에 달했다. 이렇게 기온이 높을 때는 밀폐 공간 내에서의 작업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생물이 번식해 암모니아가스, 일산화탄소 등이 발생하면서 산소결핍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조치에 신경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산소마스크와 같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물탱크에 들어갔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비단 정화조가 아니더라도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다 가스질식이나 산소결핍으로 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청주에서는 지난 2016년 8월에도 이와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 유제품 생산 업체에서 근로자 3명이 정화조 점검 중 가스에 질식돼 숨진 것이다. 이들 역시 산소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정화조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질식 재해로 93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이 중 상당수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라고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밀폐공간에서 작업 시 사전에 내부의 산소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작업 전에는 반드시 환기를 시키고 무전기나 공기호흡기 등의 장비를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매뉴얼조차 준수하지 않다보니 사고에 무방비인 것이다. 근로자 대상 안전교육을 강화해야겠다. 유사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끔 대처를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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