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동 청주시 서원구 주민복지과 여성가족팀장

어느덧 필자의 나이 지천명(知天命)을 지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원만해 무슨 일이든 들으면 곧 이해가 된다’라는 이순(耳順)을 바라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살다 보니 나이만 먹고 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다’라고 푸념을 하곤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하루하루 대충 그럭저럭 살아온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인생의 목표를 설정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기 위해, 그리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까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기간의 학창시절을 보내는 동안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헤어지게 된다. 이 많은 친구들 중에도 어떤 친구는 졸업 후에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어떤 친구와는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아 원치 않게 관계를 끊고 살아간다. 가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면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 그리운 친구들을 생각해 볼 때가 있다. 학창시절 단짝이었거나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어디에서 뭐하면서 살고 있을까, 어떻게 변해 있을까 생각하면서 추억에 잠기곤 한다. 사람들은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고 공유하기 위해 초, 중, 고, 대학교 등 많은 동창회 모임을 찾고 있다.

초등학교 친구들은 6년 동안 어린 시절을 허물없이 지냈던 사이라서 친밀감이 더해 언제 어디에서 만나도 반갑고 거리낌이 없다.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을 남자들이 제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서울 같은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지역사회에서 살고 있는 필자 같은 사람들에겐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혈연, 학연, 지연을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어 어느 조직 사회든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이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냐, 고향은 어디냐다.

필자는 36년 전 대학교 시절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오래전부터 1년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있다. 남녀 친구들과 추억여행을 가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면서 게임도 하고, 이것저것 준비해온 음식도 나눠 먹고,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로 수다를 떨면서 서로의 정을 나눈다. 이 험난한 세상을 지금까지 잘 살아온 친구들을 서로 칭찬하고 격려한다. 학창시절엔 친한 친구들끼리만 몰려다니고, 이성이라는 이유로 괜스레 부끄러워했고 철없던 친구들이 이제는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고 보니 '이성'이라는 개념보다는 '친구'라는 울타리로 똘똘 뭉쳐 만나게 된다.

흘러가는 세월에 따라 나이를 먹고, 나이에 걸맞게 멋지게 변해가는 친구들!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고맙고 행복하다. 세월이 더 흘러가도 인생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

우리 친구들은 서로 약속한다. 우리가 인생을 마무리할 때까지 지금처럼 만나서 즐거운 시간 나누고 서로 사랑하면서 잘 살자! 친구야, 잘 살아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우리 건강하게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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