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올해 신입생의 무려 88%가 수도권 대학 출신이라고 한다. 총 정원 107명 중 대전권 대학 출신은 고작 6명뿐으로 지역인재할당제가 무색한 실정이다. 지난해 충북대 로스쿨은 충북지역 거주 입학생이 8.1%에 불과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방대 로스쿨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실이다. 수도권 로스쿨에 지방대 출신들이 대거 몰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역인재 선발비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건가가 과제로 남는다.

지방 로스쿨 입학생의 수도권 출신 쏠림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수험생이 합격 가능성이 높은 곳을 찾아 응시하는 것을 백안시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방 로스쿨에 지역인재가 손을 꼽을 정도라면 생각해 볼 일이다. 지방대에 로스쿨을 설립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방 로스쿨에서 법조 인력을 육성해 폭넓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방 로스쿨이 당초 취지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수도권 출신 로스쿨 졸업생들은 상당수가 지역에 남지 않고 연고지로 돌아간다고 한다. 탈 지방 현상은 비단 수도권 출신 로스쿨 졸업생들만이 아니다. 보완책으로 정원의 20% 이상을 해당 지역 대학 졸업생으로 선발토록 하는 지역인재할당제를 도입했으나 강제사항이 아닌 임의규정이어서 효과는 제한적이다. 2019년 입학생부터 지역인재할당제를 보다 엄격히 적용하기로 한 이유다.

법조 서비스의 지역 균등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로스쿨에서 배출된 지역출신 인재들이 지역에 기여하는 선순환구조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의 우수인재 유치에 힘을 모아야 한다. 지방은 물적·인적 자원이 취약해 인재유치가 힘든 게 사실이다. 대학에만 맡기지 말고 지자체 등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지역 인재들이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긴요하다. 그래야 지역인재들이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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