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일정 겹쳐 안건심의 건성 “본분 충실해야” 자성 목소리

6·13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주시의회 의원들이 눈감은 의정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시의회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원들은 ‘괘씸죄 낙인’을 우려해 몸은 의회에 있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탓에 마음은 이미 콩밭(?)으로 떠난 모양새다.

23일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의 일정으로 마지막(34회 임시회) 회기를 진행 중이다.

이번 회기에서는 '청주시 지역문화진흥 및 문화도시 조성 조례안', '구청사 시설물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등 2건의 의원 발의안과 ‘착한가격업소 지원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 ‘통합관리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등 12건의 집행부 조례안 등 모두 22건의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문제는 의원들이 오는 6월 지방선거 준비 일정과 맞물리다 보니 안건·예산 심의를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회운영위원회 김현기 의원과 복지교육위원회 홍순평 의원 두 명이 청가를 한 것 외에 전원 참석했을 정도로 출석율은 높았다. 이는 의원들이 회기에 불참할 경우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날이 갈수록 가까워지면서 마음이 무거워진 의원들의 관심은 법안처리보다 온통 선거현장으로 쏠려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실제 이번 회기에는 지난해 동기 회기에 비해 의원들의 질의 건수가 평균 70~80% 줄었으며 산회까지의 심의시간도 대폭 줄었다는게 의원들의 평가다.

현재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불성실한 의정활동을 바로 잡아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한 의원은 “마지막 회기까지 시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충실히 해야 하는 것은 맞다”라며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지역민들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모자른데 예산서를 공부할 시간이 어디 있는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다른 의원은 “당을 떠나 당장 목숨 줄이 걸린 의원들은 지역구 관리가 발등의 불인게 사실”이라면서 “개인의 정치적 미래보다 시민들을 대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남은 일정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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