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하 직지)이 한국에서 전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직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내 동양 문헌실에 도서번호 109번(기증번호 9832번)으로 보관중이다.

직지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측이 대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현행법상 압류 면제 조항이 명문화돼 있지 않다는 이유다. 그동안 프랑스를 설득할 수 있도록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개정이 추진돼 왔지만 입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경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포기했고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이 지난달 다시 발의했지만 국회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부 문화재 관련 단체들이 유물의 불법 반출에 면죄부를 줄 수 있으며 직지에 대한 프랑스의 권리를 법으로 인정해 주는 셈이 된다며 법 개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북도와 청주시는 국내 전시 성사를 위해 관련법 개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직지의 국내 전시가 도민의 자긍심 고취로 이어질 수 있고 '직지 찾기 운동'도 다시 불붙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도와 시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보다는 '인쇄문화산업진흥법' 개정이 더 용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법에 '공익 목적으로 직지가 국내에 일시 대여 형식으로 반입되는 경우 다른 법률에 우선해 압류, 압수, 양도 및 유치 등을 금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자는 것이다.

도와 시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측에 관련 자료를 전달했으며 조만간 관련법 개정 추진을 위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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