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스마트폰 보급률 높아져…SNS·인터넷 공간서 괴롭힘
단시간 확대·재생산 심각해 “문제해결 모두의 관심 필요”


1.# 최근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한 A(15) 군은 같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친구 B(15) 군이 흡연하는 모습을 봤다. A 군은 학교선배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해당 학교는 학교기숙사 규정에 의해 B 군을 퇴사 조치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A 군이 학교에 고자질했다고 생각한 B 군은 자신의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이들은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A 군을 계속 초대하는 등 속칭 ‘카톡감옥’(욕설 등을 참지 못한 학생이 단체 대화방을 나가면 끊임없이 초대해 괴롭히는 행위)을 만들어 ‘떼카’(단체 대화방에 특정인을 초대해, 집단으로 욕설하고 괴롭히는 행위)를 가했다. 해당학교는 지난 12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다.

학교폭력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SNS와 인터넷 공간 등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학교 폭력’에 대한 예방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메신저와 인터넷, SNS 등의 사이버 공간에서 특정 학생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사이버 불링’은 사이버상 즉 SNS,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메신저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상대를 지속해서 괴롭히는 행위를 뜻한다.

‘사이버 불링’은 앞서 나온 ‘떼카’와 ‘카톡감옥’, ‘방폭’(단체 대화방으로 초대한 뒤 모두 나가버려 피해학생만 남겨 놓는 행위), ‘Wifi 셔틀’(스마트폰의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빼앗는 행위), ‘기프티콘 셔틀’(SNS이모티콘이나 현금 대신 쓸 수 있는 기프티콘을 강제로 선물하게 해 빼앗는 행위) 등 종류가 다양하다.

사이버 폭력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피해학생이 기존의 학교폭력보다 더욱 큰 정신적·정서적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도내 한 청소년상담센터 관계자는 “사이버 폭력은 인터넷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되고 파급력 역시 크다”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없어 피해학생들은 24시간 내내 어디에 있어도 괴롭힘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SNS와 인터넷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신상 등을 노출하는 경우에는 단시간 확대·재생산돼 학생에게 더 큰 정신적 피해를 가져다준다”며 “갈수록 사이버폭력은 저연령화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개인과 특정집단만의 노력이 아닌, 모두의 관심 도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김남진 청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사이버폭력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말리지 않은 것은 암묵적으로 가해를 한 것과 다름없다”며 “선생님은 현장에서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고 학부모는 아이들의 교우관계 등 학생들의 생활에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지자체, 학부모, 선생님들의 지도와 또래친구들의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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