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변호사 시험 합격률 공개, 평균 83%… 충남대 75% ‘20위’
지역 인재 충원도 어려운 상황에 합격률 공개로 격차 더 커질 듯

법무부가 전국 로스쿨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면서 가뜩이나 우수 인재 유치가 어려운 비수도권 로스쿨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줄일 근본적인 인프라 개혁과 함께 실력있는 지역 학생이 지역 로스쿨을 입학하는 선순환적인 구조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법무부가 최초로 공개한 ‘전국 25개 로스쿨별 변호사 시험 누적 합격률(2012~2018년)’에 따르면 평균 합격률은 83.1%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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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는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학교별 합격률 공개 소송이 최근 서울고법에서 변협 승소로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7년간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90%가 넘는 곳은 연세대·서울대·고려대·아주대·성균관대(합격률 순) 등으로 이 중 지역대는 아주대 뿐이다.

과거 사법시험에서 지역대학의 위상을 지켜온 전남대, 경북대, 부산대 등 지방거점 국립대 로스쿨의 누적합격률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중에서도 대전·충남 거점국립대인 충남대는 75.69%로 20위를 차지했다.

지역 내 법조서비스 향상을 위해 설립된 지역 국립대 로스쿨의 현실은 법조인 양성은 물론 지역의 우수한 인재유치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올해 충남대 로스쿨 입학생의 출신대학 현황을 살펴보면 총 합격인원 107명 중 94명(87.8%)이 수도권 대학 출신이다. 반면 대전권 대학 출신은 6명(충남대 4명·대전대 2명) 뿐이다. 이는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 상위권 로스쿨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 하반기 2019학년도 입시부터 지역대학출신할당제가 엄격히 적용돼 정원의 20%를 지역인재로 선발하도록 의무화 되지만 실효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학업성취도 및 변호사시험 합격률 평가 등에서 지역로스쿨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어 할당된 정원에 미달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 변호사 시험 합격률까지 공개되며 서울과 비수도권 로스쿨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지역인재 선발을 강화하겠다는 교육부 취지와도 모순된다.

명재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합격률 공개는 결국 로스쿨 서열화로 이어지며 지역 로스쿨은 입학정원 채우기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며 “또 로스쿨이 학문적 법조인 양성소가 아닌 ‘변시 학원’이 될 우려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역거점대 로스쿨의 우수 인재유치를 위해선 지자체의 인적·물적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며 “강원도, 광주, 부산의 경우 각 거점국립대 로스쿨에 지원되는 지자체 장학금이 상당하지만 대전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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