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미래경영인모임’ 장학사업 등 사회적 책임 앞장
일산종합건설·미래생활㈜ 등… 대물림 경영 모범사례 주목

최근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사례가 사회적 뭇매를 맞는 가운데 대전지역 기업의 ‘2세 경영인들’의 모임이 주목받고 있다.

창업 1세대 기업을 승계했다는 점에서 나오는 일각의 우려를 극복하고 경영자 대열에 합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 ‘대물림 경영’의 모범 사례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대전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역 소재 기업인들로 구성된 ‘미래경영인모임’(이하 미경모임)은 부모가 세운 기업을 승계한 2세 또는 3세 경영인들의 모임으로 현재 정회원 30명과 특별회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미경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현 일산종합건설 대표는 박성배 회장을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오고 있다. 미경모임 내 연장자인 방기봉 한국특수메탈 대표는 2007년 5월 설립된 미경모임의 초대 회장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선친인 고 방길동 전 대표의 경영권을 2000년 공식 승계한 이후 2014년 '미경장학재단' 이사를 맡아 구성원들과 함께 지역 재학생을 위한 장학 사업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잘풀리는집’이라는 화장지 이름으로 유명한 미래생활㈜도 올바른 가업 승계의 표본으로 꼽힌다. 변재락 미래생활 대표는 부친 변태섭 전 미래생활 명예회장이 1976년 세웠던 ‘모나리자’를 물려받은 이후 부도와 법정관리 등 풍파를 겪은 끝에 독립해 지금의 미래생활을 세웠다. 과거 ‘뽀삐’ 등 두 글자 이름이 대세를 이루던 화장지 시장의 공식을 깬 변 대표는 모나리자와 경쟁관계에 있을 만큼 재기에 성공한 CEO로 평가 받는다.

차량용 기능 볼트 등을 생산하는 ㈜진합의 이원준 대표는 젊은 기업인 중 한명으로 기업을 이끈다. 그는 2010년 해외영업을 총괄하며 경영승계를 준비해 왔다. 이 대표는 중국 법인에 2년간 근무하는 등 글로벌 감각까지 익히며 ‘1세 때 보다 기업을 더 키워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외에도 건설, 의료, 식품 등 다양한 지역기업의 수많은 2·3세 경영인들이 경영 지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지역 현안을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끊임없는 모임을 가지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앞장서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미경모임 내 장학재단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역 내 대학원생 6명에게 각각 500만원 씩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2세 경영인을 이른바 ‘금수저’로 부르며 부정적인 일부 재벌가 2~3세를 떠올리기 마련”이라며 “이에 반해 미경모임은 경영인들 간 유익한 정보 등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모범 사례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움직임이 누대에도 끊이지 않고 이어짐으로써 경영승계가 부의 세습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이어받는다는 기업문화가 지역에 정착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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