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공간이 행복을 만든다]
천안 성남초, 테마형 둘레길 조성 진행 중…학교 숲 활용한 생태휴식처
보령 대남초, S보드·인라인·탁구·댄스…실내·외 스포츠 공간 만들기
천안 백석중, 획일적이던 기존 복도 쉼터…창작·독서·나눔공간 새단장

공간은 인간의 사고와 감정에 영향을 준다. 또 집중력, 창의력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넓게는 인성과 품행,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면서 충남교육청은 획일적으로 구성된 공간에선 학생들이 참된 휴식을 갖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민선 6기부터 쉼의 가치에 주목해 오면서 ‘쉼(,)이 있는 행복놀이’ 정책을 추진하게 됐고, 이제는 쉼을 현실화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충남교육청은 오랜 기간 고민해온 쉼의 가치를 도내 학교 60곳에서 실현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가치를 일선 학교에서 현실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교육가족들이 있다.

▲ 천안 성남초등학교에 조성 중인 행복 공간 모습. 성남초 제공
◆천안 성남초 “오랜 바람, 행복한 둘레길로”


천안시 성남면에 위치한 성남초등학교는 행복 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오랜 숙원이었던 행복학교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다. 전교생 45명의 소규모 농어촌 학교인 성남초는 농촌에 위치한 만큼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췄을 것이란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주변에는 황량하게 펼쳐진 논과 공장 시설이 들어서 있고 여가와 문화생활을 누릴 여건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성남초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지역 주민들은 학교가 생태휴식 공간이자 문화·체육 공간,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하며 4년에 걸쳐 둘레길 조성 계획을 수립해왔다.

그 결과 올해 충남교육청이 행복 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오랜 염원이 담긴 계획이 빛을 발하게 됐다. 성남초가 그동안 수립한 계획은 기존 학교 숲을 활용한 생태휴식처를 골자로 하고 있다. 테마별로 1코스 에듀파크는 생태원과 야생화 화단, 야외학습장으로 구성되고, 2코스는 아아지키 텃밭과 작은 과수원, 토닭토닭 동물농장 등 농촌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 태양광 조명시설을 갖춘 산책로와 건강 체력 놀이 공간이 있는 3코스와 단군상, 세종대왕상, 백엽상, 해시계, 동물조각상, 벽화 등 역사·과학·예술을 담은 4코스가 조성된다.

성남초는 이달 중 1코스의 완공을 목표로 광장 데크와 S형 의자, 징검다리, 오두막 2채 등을 설치해 학생들의 교육과 지역민들의 생태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 성남초 학생들은 하루하루 달라지는 둘레길의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성남초 관계자는 “수 년간의 숙원이었던 테마형 행복학교 둘레길이 하루 빨리 제모습을 갖춰 마을교육공동체가 모두 누릴 수 있는 행복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보령 대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체육관에서 S보드를 타고 있다. 대남초 제공
◆보령 대남초 “행복 놀이공간, 안전 UP!”


보령시 대천동에 위치한 대남초등학교는 교내 빈 공간을 S보드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스포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대남초에서는 그동안 쉬는 시간만 되면 학생들이 모두 체육관으로 몰리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학생 수 감소로 유휴 공간이 생겼지만 별다른 이용 방안이 없어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이 때문에 놀이공간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과 요구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남초는 이 같은 문제점을 행복 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단 번에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올 상반기 급식실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기존 급식실이 유휴공간으로 남게 됐다. 대남초는 이 공간에 탁구와 댄스 등 실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건물과 건물 사이 빈 공간에 실외 스포츠를 위한 안전 지지대를 설치한 뒤 S보드와 인라인 스케이트 등을 구입해 체육관으로 몰리는 학생들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S보드 등을 운동장과 체육관에서도 마음껏 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의 수요를 맞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 고심해왔던 대남초 교육가족들은 다양한 놀이 공간을 마련하면서 학생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학교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대남초에 재학 중인 이준행(5학년) 군은 “급식실 공사가 끝나면 무엇이 생길지 궁금했다”며 “스포츠 놀이 공간이 생긴다니 너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천안 백석중학교에 조성 중인 행복 공간 모습. 백석중 제공
◆천안 백석중 “공간 재구성… 심리적 안정”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에 위치한 백석중학교는 기존 복도에 설치된 쉼터와 갤러리를 재구성해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백석중은 2010년부터 교과교실제 정책 연구학교로 지정됐다. 교과교실제가 운영되면서 학생들은 수업에 따라 교실을 이동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반보다 다른 교실이나 복도의 쉼터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 때문에 백석중 교육가족들은 잦은 교실 이동으로 심리적 변화를 느꼈을 학생들을 걱정하면서 안정을 느낄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B~C동을 잇는 복도에는 쉼터가 설치돼 있었지만 획일적인 환경 때문에 학생들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었다. 백석중은 해당 쉼터가 학생 친화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창작 공간과 독서 공간, 나눔 공간으로 나눠 재구성하고, 공간별로 새롭게 단장한 뒤 다양한 가구를 재배치할 계획이다. 또 이 공간에는 각종 공모전 관련 게시판을 마련해 학생들이 여러 분야의 창작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하고 프로그램 참여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백석중은 쉼터와 함께 2층 홈베이스에 위치한 동아리, 교과, 자유학기제 관련 작품을 전시하는 ‘그리다’ 갤러리도 재구성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백석중의 교육 목표 가운데 하나인 ‘예술을 살아하는 심미적 문화인’을 기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하지만 학교 설립 초기 계획된 공간에 조성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품의 보존이나 학생들의 요구사항에 따른 전시는 힘든 상태였다.

백석중은 갤러리에서 평면 작품과 입체 작품이 효과적으로 전시될 수 있도록 벽면에 조명과 와이어를 설치하고, 홈베이스 양쪽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전시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소 작품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유리장도 설치된다. 백석중은 이번 공간 재구성을 통해 학생들의 정서를 순화하고 심미적 감상을 함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공간들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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