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폐현수막제작 사업을 통해 가방, 마대자루 등을 만드는 모습. 중구 시니어클럽 제공
"이것좀봐 감쪽같지? 누가 이걸 현수막으로 만들었다고 봐" 21일 대전 중구 문화1동에 위치한 중구시니어클럽 작업장은 시끌벅적 사람 목소리보단 재봉틀 소리가 반겨준다.

이곳에선 불법 옥외광고물 단속으로 수거한 아파트분양, 학원, 가게홍보 현수막들이 가방과 마대 자루, 앞치마로 탈바꿈되고 있다.

사무실 하나 크기의 작업장 가운데에는 재단작업을 위한 탁자가 놓여있고 그 옆에는 재봉틀 두 대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가로 6m, 폭 70㎝에 달하는 현수막을 어르신들이 가위와 자를 가지고 가로 45㎝, 지름 50㎝로 재단하면 또 다른 어르신이 능숙하게 재봉틀로 작업을 이어간다.

작고 긴 현수막 조각을 접고 박음질을 하자 금세 가방끈 하나가 완성된다.

작업장에선 하루 평균 10~12개 가량 물건이 만들어지며 디자인도 일반 가방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

폐현수막제작 사업은 미싱·재단기술자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지난 2014년 시작했으며 문화동과 선화동에 마련된 두 곳의 작업장에서 매년 마대 5000장과 쇼핑백 3000장을 생산하고 있다.

만들어진 쇼핑백은 중구 뿌리공원축제를 비롯한 행사장에서 각종 유인물을 담아갈 수 있게 방문객들께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또 일부 가방은 주문제작을 통해 1000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도 이뤄지고 있으며 수익금 일부는 어르신들의 인건비 등으로 쓰이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면 하루 평균 40~50개 가량 현수막을 수거하는데 처리과정이나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폐현수막 재활용으로 버리는 현수막 처리양이 줄어들어 구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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