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이곳에선 불법 옥외광고물 단속으로 수거한 아파트분양, 학원, 가게홍보 현수막들이 가방과 마대 자루, 앞치마로 탈바꿈되고 있다.
사무실 하나 크기의 작업장 가운데에는 재단작업을 위한 탁자가 놓여있고 그 옆에는 재봉틀 두 대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가로 6m, 폭 70㎝에 달하는 현수막을 어르신들이 가위와 자를 가지고 가로 45㎝, 지름 50㎝로 재단하면 또 다른 어르신이 능숙하게 재봉틀로 작업을 이어간다.
작고 긴 현수막 조각을 접고 박음질을 하자 금세 가방끈 하나가 완성된다.
작업장에선 하루 평균 10~12개 가량 물건이 만들어지며 디자인도 일반 가방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
폐현수막제작 사업은 미싱·재단기술자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지난 2014년 시작했으며 문화동과 선화동에 마련된 두 곳의 작업장에서 매년 마대 5000장과 쇼핑백 3000장을 생산하고 있다.
만들어진 쇼핑백은 중구 뿌리공원축제를 비롯한 행사장에서 각종 유인물을 담아갈 수 있게 방문객들께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또 일부 가방은 주문제작을 통해 1000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도 이뤄지고 있으며 수익금 일부는 어르신들의 인건비 등으로 쓰이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면 하루 평균 40~50개 가량 현수막을 수거하는데 처리과정이나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폐현수막 재활용으로 버리는 현수막 처리양이 줄어들어 구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