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대전 유배우가구 36만4000, 15만여가구 ‘맞벌이’ 43.4%
해마다 0.5~1.5%p 늘어나, 충남도 전체 54.5%나 차지
맞벌이-외벌이 소득차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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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대전 서구의 이모(41) 씨 부부는 3년차 맞벌이 부부다. 아파트 대출금 상환과 함께 두 자녀를 키우고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아내인 임모(38·여) 씨의 경우 둘째 아이를 출산한 이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지만 아이가 조금 큰 뒤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임 씨는 “육아만으로도 벅차 물리적으로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남편 월급을 생각하면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말한다. 대기업 협력업체에 다니는 이 씨도 맞벌이가 편안하지만은 않다. 월 300만원 가까이를 버는 그는 불황을 겪던 직장에 최근 구조조정이라는 한 차례 폭풍이 불어 닥쳤지만 다행히 버텨냈다. 이 씨는 “그나마 고용불안정 속에서 맞벌이를 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며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생계를 위해 가정과 일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전쟁을 한다”고 토로했다.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외벌이와 맞벌이 가구의 소득격차가 최대치로 벌어지면서 대전과 충남지역도 혼자 벌어서는 힘든 세상이 됐다.

21일 통계청의 ‘2017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대전지역 유배우 가구 36만 4000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15만 8000가구로 전체의 43.4%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맞벌이 가구 비율인 42.9%와, 2015년 41.9%와 비교했을 때 0.5~1.5%p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유배우(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증가폭보다 맞벌이 가구의 증가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전지역 유배우 가구는 36만 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00가구 증가에 그쳤지만 맞벌이 가구의 경우 15만 2000가구에서 6000가구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충남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유배우 가구 52만 3000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전체의 54.5%를 차지했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맞벌이 가구 자체는 2만 3000가구 줄었지만 맞벌이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2%p 증가했다.

이는 맞벌이 가구와 외벌이 가구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크게 벌어지는 등 혼자 벌어서는 평균 생활을 영위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통계청의 ‘맞벌이 여부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를 보면 지난 1분기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700만 467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다. 반면 외벌이 등 맞벌이를 제외한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63만 4280원으로 같은 기간 2.5% 증가에만 그쳤다.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외벌이 등의 가구 보다 1.5배 더 많은 셈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자녀교육비나 집값 지출 허덕이다 비자발적으로 맞벌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자영업 분포가 업종에서 맞벌이 가구 비중이 높은만큼 최근의 자영업 경기의 둔화세 본격화에 따라 맞벌이 가구 비중이 점차 커짐과 동시에 저출산 기조까지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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