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경신 충남교육청 학교정책과장

2018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세계국가 중 유일하게 1명 아래가 될 전망이란다. 2022년 한해 출산 아동은 20만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도 한다. 출산율 0명 시대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지 모른다. 게다가 점점 비혼이 느는 추세다. 많은 TV 프로그램들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판타지하게 그리고 ‘나 홀로 사는’, ‘미우새의 삶’은 젊은이들이 로망이 되고 있다. 간혹 결혼한다 해도 40살을 넘기는 것은 예사다. 100세 시대라 하니 한 50쯤 결혼하고 60쯤에 출산이 가능하면 좋으련만 스트레스 환경 때문에 가임 연령은 오히려 내려간단다.

인구 절벽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노후를 보내야 하는 나로서는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복지제도는 결국 순환체계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해 아이들과 노인들을 돌보고 사회시스템에 기여한 만큼 노후에 돌려받는 것이 사회복지의 원리일 것이다. 그런데 젊은 시절 이리 열심히 일하고, 세금 내며 사회에 기여했건만 내 노후에 나를 돌보고 내가 머물 사회 시스템에 기여할 젊은이들이 없을지 모른다니 이런 황망할 데가 있는가?

이런 와중에 ‘단일민족의 후예’가 아닌 사람이 ‘한국인’이 되는 것도 싫단다. 그래서 제주난민 반대 국민청원에 7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에 무신경하고, 다문화 학생들의 지원에 주춤거린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등록된 외국인은 122만 5000명이다. 그중 확인된 취업자는 83만4000명이다. 사실 외국인 근로자가 없다면 내가 즐기는 상추와 깻잎을 얹은 삼겹살 한 볼테기는 절대 내 입으로 들어올 수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이나 난민 정책, 다문화 정책은 시대착오적이거나, 비인도적이다. 어떤 이들은 땅덩이도 좁은데 외국인들이 많아지면 우리 아이들 것을 뺏긴다고도 한다. 그것도 나라가 존립할 때 이야기다. 게다가 능력 많고 열정적인 우리 아이들의 무대는 세계다.

나는 인구정책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떤 이유보다 절실하게 내 노후를 위해 출산과 육아의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외국인 근로자나 이민자, 난민들을 정당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출산 해소 정책은 그것대로 가야하고, 한국인이 되고자 열망하는 단 한 명이라도 찾아내 열정 넘치는 한국인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일부에서는 ‘다문화 학생’이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가 있으니 바꾸자고 한다. 용어는 죄가 없다. 그것을 편견과 부정적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죄다.

소위 선진국들은 멜팅 팟(melting pot) 정책을 통해 성장해 왔다. 이제 우리도 다양한 나라의 이주민들의 능력과 열정을 우리나라의 경쟁력으로 키워야 할 때다. 아이들은 사회나 어른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본다. 어른들이 먼저 함께 가는 사회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편견 없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며, 덤으로 나의 노후도 보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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