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일 가마솥 같이 푹푹 찌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청호에 녹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독 짧은 장마로 인해 녹조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청호에 조류경보 발령이 곧 내려질 전망이다. 그로 인해 550만 충청인의 식수원인 대청호가 위협을 받고 있다.

대청호는 온통 '녹조라떼'라고 불릴 만큼 짙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호수 곳곳에는 녹조 알갱이가 거대한 띠를 형성한 채 쓰레기 더미 속에서 둥둥 떠다닌다. 역겨운 악취마저 풍긴다. 유해 남조류는 높은 수온과 정체된 물속에서 더욱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 40℃를 육박하는 폭염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조만간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될 것 같다.

녹조의 진앙지로 지목되고 있는 옥천군 군북면 추소 수역의 경우 매년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 소옥천 합류지점으로 수심이 얕은데다 물 흐름도 거의 정체 상태이어서 오염부하가 높은 구조다. 축산 분뇨 등 오염물질 유입과 더불어 녹조에 취약성을 보이는 지역이다. 취수탑이 있는 추동 수역과 문의 수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청호에 고도정수처리시설 가동 및 분말활성탄 추가 투입 등에 나서고는 있으나 역부족이다. 대청호에는 지난해에도 7월 26일(회남수역)부터 11월 22일(추동수역)까지 무려 120일간 조류경보가 발령된 것으로 집계됐다. 남조류 수치 또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20만6천126cells/㎖를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녹조와의 싸움에서 조금씩이라도 극복하고 있다는 단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녹조의 주원인은 가축분뇨 등에 섞인 영양물질(인과 질소 등)인 것으로 밝혀진지 이미 오래다. 이게 대청호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아직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청호에 유입되는 소하천의 관리에 소홀하면 그 대가를 톡톡하게 받는다는 이치를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 공동체가 친환경 생활관을 꼼꼼하게 실천하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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