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뭄피해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한달 가까이 충청지역에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어제 충북 영동 등 폭염으로 토양수분이 낮은 9개 시·군을 이달까지 가뭄 '주의' 단계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3개월 간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가뭄에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충남·북 농촌지역의 가뭄피해는 이미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충남도내 보령을 제외한 14개 시·군의 토양 유효 수분율은 40% 아래로 떨어져 밭 가뭄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서천지역 평균 토양 유효 수분율은 27%까지 내려갔다. 토양 유효 수분율은 흙이 물을 머금고 있는 정도를 일컫는다. 밭 토양 유효 수분율이 15~45%인 상태가 10일 미만이면 '주의', 10일 이상 지속되면 '심함' 단계에 해당한다.

오늘 본보에 보도된 '바닥 드러낸 저수지' 사진은 타들어가는 농심을 대변해 준다. 예산·당진의 젖줄인 예당저수지의 저수율이 34%대로 떨어졌다. 관개시설이 구비되지 않은 곳의 농민들은 폭염에 말라죽는 농작물을 그저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충남도내에서 이미 78㏊에 달하는 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충북지역 가뭄피해는 82㏊를 넘어섰다. 사과(26㏊), 콩(14㏊), 인삼(14㏊) 등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피해를 줄여야한다. 가뜩이나 올 봄 냉해로 농민들은 큰 피해를 입은 처지다. 기상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강수부족에 대비해야 한다. 선제적 조처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농작물이 말라죽은 뒤에 물을 댄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긴급자금을 투입한 건 발 빠른 대응이다. 충남도는 9억원을 시·군에 하달했다. 급한 곳부터 유효 적절히 쓰여야겠다. 가뭄 때마다 하는 지적이지만 항구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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