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개인사업자 폐업 증가세, 2016년 2만4389건… 621건↑, 올 6개월 미만 폐업 1만7천곳
철거업체, 때아닌 호황 ‘일 2배’, 폐업만큼 창업많아…경제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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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에서만 매년 한해 2만여명의 개인사업자들이 폐업한다. 개업한지 얼마 안 된 점포가 어느새 비어 새 주인을 기다리는 곳도 즐비하다. 12일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상점 유리에 새 임차인을 찾는 광고현수막이 붙어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서민경제의 중추이자 지역경제의 뿌리인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12일 국세청 국세통계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에서만 매년 한해 2만여명의 개인사업자들이 폐업한다.

2014년 2만 3768건에서 2016년 2만 4389건으로 621건 늘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상권정보를 봐도 대전지역 전체 업종별 폐업률은 지난해 상반기 0.8%에서 같은해 하반기 2%로 1.2%p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폐업률(2%)이 창업률(1.8%)를 앞질렀다. 이중 자영업자들이 주로 뛰어드는 음식업종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폐업률이 1.5%에서 3.1%로 가장 높은 증가율(1.6%p)을 기록했다.

음식업은 폐업률이 창업률(2.7%)을 넘어선지도 오래다.

자영업자들의 또 다른 대표업종이라 불리는 숙박업의 폐업률은 0.6%에서 2.1%, 소매업도 0.5%에서 1.7%로 크게 늘어났다.

가진 돈 모아 영업점을 차리고도 6개월을 못가 문을 닫는 곳도 수두룩하다.

올해 5월 기준 국세청의 개인사업자 존속연수(전체업종) 현황을 보면 대전에서 6개월 미만에 폐업신고를 한 곳이 1만 7006곳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같은달 1만 6471건보다 크게 늘었다.

지역 철거업체들도 자영업계의 위기를 현장에서 직면하고 있다. 철거업체들은 폐업한 업체의 물품이나 기구의 처리를 맡기 때문에 자영업 경기에 상대적으로 제일 민감하다.

한 지역 철거업체 관계자는 “요즘 폐업처리 문의가 평상시보다 1.5~2배 이상 늘었다. 주로 사업부진으로 인한 폐업들로, 다 맡으려면 근무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한달에 10개 이상 폐업처리를 맡고 있는데, 지역 철거업체가 10여곳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한달에 지역에서만 수십 곳이 폐업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퇴직자들의 무덤이라고 불릴만큼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업계의 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역 개인사업자는 2016년 기준 2만 4389명이 폐업했지만, 같은 해 그보다 4660명이 더 많은 2만 9049명이 신규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업종 중 가장 폐업률이 높은 분야가 음식업이지만, 상권정보를 보면 음식업 창업률도 1.1%에서 2.7%로 늘어 총합의 숫자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경제악화로 조기에 기업에서 나온 퇴직자들이나 은퇴자들이 별다른 전문성이나 기술 없이 쉽게 음식업에 뛰어들고, 또 그만큼 쉽게 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자영업의 악순환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업종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데다 체감경기도 살아나지 않고 인건비, 임대료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해서 살아남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홍서윤·윤지수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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