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박재영 K-water융합연구원장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6일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올해 1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부산에코델타시티(K-water)와 세종 5-1구역(LH)를 선정했고, 금번 기본구상에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과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구현되는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Smart City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롭고 도전적인 기술을 융합해 각종 도시문제 해결은 물론 도시의 경쟁력과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의미한다.

K-water는 부산시 강서구 일대 델타지역 일부를 대상으로 스마트시티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산업생태계가 살아있는 ‘스마트 Tech시티’, 친환경 물 관리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Water시티’, 상상이 현실이 되는 ‘스마트 Digital시티’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수변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기대 또한 크다.

최근 스마트시티가 미래 도시의 매력적인 컨셉으로 신도시 개발, 기존 도시 활성화 등에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지만, 거주민들보다 더 오래 존재할 도시가 그 본연의 똑똑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스마트시티는 주택, 교육, 고용, 환경 등 거주민 삶이 기본이 돼야 하고 그렇기에 사람이 중심돼야 한다. 첨단기술의 날카롭고 차가운 구조물과 인프라가 구축되겠지만, 그 궁극의 목적은 이웃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가 불편하지 않고, 기술과 효율이 사람을 앞서지 않는 도시가 돼야 한다. 또한 도시는 인간이 살아온, 살아가야 할 역사이기에 나름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기술이 표준화 되고 범용화 된다해 도시의 모습과 컨텐츠가 똑같은 공산품이 될 필요는 없다. 지역의 역사와 특성에 맞고 환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요구가 수렴하는 방향으로, 굳이 빠른 속도로 갈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미 스마트시티를 구현한 유럽의 여러 사례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도시 이해관계자들의 거버넌스와 커뮤니티다.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에서 똑똑한 기술만큼이나 시민들이 참여하는 소통과 협의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융합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기술로부터 얻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부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율하는 과정까지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려는 노력과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스마트 시대에 스마트한 도시에 거주할 우리는 이제 스마트한 시민이 될 준비가 돼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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