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아파트 주민·환경단체 등 “천안지역 아파트 공급 포화상태”
市,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앞둬

▲ 천안 일봉산지키기주민대책위원회는 16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일봉산 아파트 건설 반대와 녹지보건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봉산 인근에 위치한 예꿈어린이집 원생들이 '숲과 함께 자라고 싶어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참석했다. 사진=이재범 기자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인근 주민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16일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일봉공원에 대한 민간개발이 가시화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봉산지키기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심학수)는 이날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일봉산 아파트 건설 반대와 녹지보전’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봉산 인근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들과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천안시의 일방적인 개발 정책 아래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시의 마지막 보루인 일봉산 공원마저 2700여 세대의 아파트 숲에 묻힐 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는 일봉산의 70%라도 공원으로 보존하기 위해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이는 30%의 아파트 건설을 위한 명백한 개발사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은 “2018년 6월 현재 천안지역 미분양 주택은 3195가구에 달한다. 이미 천안시 아파트 공급은 포화상태에 놓여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일봉산 푸른 숲의 30%를 없애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사업계획은 명분도 실익도 없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문제는 엄연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한 행정의 결과물이다. 지금이라도 천안시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발 벗고 나서기 바란다”며 △지방채 발행을 통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 매입 △도시공원 임차제도 등 대안 마련 △일몰제 대응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원생 10여 명과 함께 참여한 예꿈어린이집(다가동 소재) 윤진 원장은 “앞으로 사막화된 환경을 남겨줄 것인지 깨끗한 환경을 물려줄 것인지는 어른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당장 발등의 불만 보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이 어떤 건지 포괄적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오는 24일 시장 면담에 이어 이달 말 시의회 의장단 면담 등을 통해 일봉산 개발계획에 대한 주민 의견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한편 A 사는 2016년 말 용곡동 462-16번지 일원 40만 2614㎡ 일봉산 가운데 12만 500㎡에 최고 30여 층에 달하는 2개 단지 총 34개 동 2753세대의 아파트를 신축하는 내용의 ‘일봉근린공원(민간공원) 조성사업’ 제안서를 시에 접수했다. 현재 이 사업은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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