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단수서 복수로 지정키로…농협·신한은행·국민은행 등 총력전

▲ 아이클릭아트
청주시금고를 두고 은행들의 유치전이 뜨겁다. 4년간 막대한 예산을 운용하는 금고인만큼 각 은행들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청주시금고는 오는 12월 31일 약정기간이 만료된다. 그간 농협은행이 맡아 금고 업무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선정되는 금고는 내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간 운용하게 된다.

청주시는 17일 공고를 내고 다음 달 13~14일 금융기관의 제안서를 받아 10월 중 금고 지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금고 선정은 과거와는 다르게 단수가 아닌 ‘복수’ 금고로 지정된다. 1금고는 일반·특수 회계, 2금고는 기금을 맡아 운영된다.

일반·특수 회계로 이뤄진 1금고는 2조 8947억원, 기금을 맡은 2금고는 1543억원의 금액으로 각각 정해졌다.

4년전 금고액이 2조 643억원이였던 점을 볼 때 예산이 무려 1조원 가까운 9847억원이 늘었다.

이번 금고 지정에는 농협, 신한, KB 3개 은행이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이 금고 지정을 두고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예산에 따른 수익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금고 지정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농협이 1금고를 맡고 나머지 두곳 중 하나가 2금고를 맡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평가항목에 지점 수 등이 포함돼 있음에 기인한 전망이다.

실제, 모든 읍·면·동 지역에 지점을 갖고 있는 은행은 농협이 유일하다. 차순위로 평가받는 신한은행의 경우 4개 구청에 지점을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편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예상대로 농협이 1금고를 맡게될 경우 같은 금액 기준 현행보다 20%가량 낮은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단수에서 복수 금고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입출이 많은 일반·특수 회계에 비해 기금은 금액이 유지되며 알짜배기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신한은행의 금고 신청 포기 가능성도 변수다. 최근 진행된 서울특별시 금고 공모에서 신한은행이 지정됐고, 인천광역시와 서울시 각 구의 금고 공모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예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청주시 2금고는 이점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은행이 충북은행의 현신인만큼 2금고를 맡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가항목에 있는 협력사업비도 관건이다. 현재 청주시는 금융기관의 참여 기회 확대와 경쟁을 통한 서비스 향상 등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서울특별시의 사례를 보며 협력사업비 증가를 노린 것이라는 시선에 무게가 실린다.

4년전 금고로 지정된 농협은 매년 9억원씩 시에 협력사업비로 지급했다. 서울에서는 신한은행 3015억원, 우리은행 1100억원의 규모로 협력사업비 약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금고 지정을 위해 혈투가 벌어졌던 만큼 청주에서는 기대만큼의 상승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북도청의 복수 금고 지정 당시에도 지점 수 등으로 인해 변칙적인 운용이 이뤄졌던 만큼 청주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자의 목적, 이득으로 인한 경쟁이 아닌 금융서비스 질을 높이고 편의성을 확대하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