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6시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차량을 이용해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으로 향했다.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를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환송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지연 공항에서 만나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 백두산 정상에 오른 문 대통령은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 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 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이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내려간 문 대통령 부부는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천지 주변을 산책했고, 김 여사는 준비해온 생수병에 담긴 한라산 물을 천지에 조금 부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천지에 손을 담가 물을 뜬 뒤 한라의 물이 담긴 생수병으로 천진의 물을 옮겨 담았다. 김 여사도 한라산 물이 담긴 생수병에 천지의 물을 합수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만 이렇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한 뒤 오후 3시30분 삼지연 공항을 출발해 오후 늦게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9일 전 세계가 지켜보는 생중계 화면 앞에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후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이번 약속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국민들과 세계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북은 양국 간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 및 교류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획기적이고 구체적 실천방법을 함께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한 '깜짝 발표'까지 이어져, 남북정상이 선언문에서 공언한 대로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지 주목된다.
평양공동취재단·서울=박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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