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노인 인권 및 복지 인프라는 열악하다. 노인 빈곤·고독·학대·자살문제를 비롯해 노후 대책 등 다양한 이슈가 드러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노인의 날(10월 2일)을 맞아 고령화 문제를 경제적 관점이나 사회문제로만 접근하는 경향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노인문제가 미래세대의 부담이라는 인식 속에서 '노인혐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건 경계해야 할 일이다.

급속한 고령화, 전통적인 가족제도 및 가치관의 붕괴까지 겹쳐 노인인권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노인인권은 노인들이 노인답게 살 권리를 의미한다. 노인이 완전한 권리 주체로 인식되고, 존엄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환경이 구축돼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인권위가 인권위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노인인권 종합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노인층의 경우 35.5%가 노후 재정 준비를 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노인들의 주된 경제적 노후 준비 수단은 공적연금(34.4%)과 저축(32.4%)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소득 지원에 대한 인식에선 노인은 전체의 71.1%가 긍정적인 반면 청장년층은 34.2%으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노인 부양문제에 대한 청장년의 부정적인 인식을 읽을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낮은 출산율에다 청장년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 세대 간 불통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노인빈곤율은 49.6%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단연 1위다. OECD 평균(11.4%)의 네 배를 넘는다. 사회의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인 일자리 확충, 노후문제 해결책이 긴요하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정부와 민간부문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노인이 단순히 의식주 등 생물학적 생존권 차원은 물론 인간답게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들이 소외받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사회적 배려가 뒤따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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