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있는 음식물과 음료수병에서 농약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들어있다는 70대 노인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노인은 최근 들어 현금과 금붙이 등이 없어진 사실도 경찰에 밝혔다. 누군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노렸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농약 사이다', '농약 고등어탕' 사건의 재발이 아니기를 바라면서도 찜찜한 구석은 남는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이 노인은 며칠 전 먹고 남은 동태찌개를 끊여서 먹으려다가 농약 냄새가 나는 바람에 음식을 모두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음식에서 농약 냄새가 진동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약 냄새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냉장고에 있던 음료수를 동생에게 따라주자 동생이 "음료수에서 농약 냄새가 난다"며 마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료수병을 살펴보니 안쪽에 하얀 이물질이 쌓여있었다고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일련의 음식물 농약 사건이 떠오른다. 이번엔 노인과 가족들이 음식물과 음료수를 먹지 않아 피해를 입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냄새나는 물질이 무엇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감식반이 음료수병의 이물질에서 역한 냄새를 확인하고 정밀 성분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사건을 그만큼 위중하게 보고 있다. 이물질의 성분이 무엇인지는 조만간 가려질 것이다.

지난 4월 경북 포항에서는 고등어탕에 농약을 타 다수 주민에게 해를 가하려한 반사회적 범죄가 있었다. 음식물을 먹은 주민들이 구토증상을 보이면서 범행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2015년 7월 상주시에서는 농약을 든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2명이 숨졌고, 2016년 3월 청송군에서는 농약이 든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1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노인의 집안에 있던 음식물에 이물질을 넣었는지 경찰은 속히 밝혀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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