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면 매물 없어…
대전 인기 투자처 등 일부 성행, 저가 매물 미끼로 수요자 유인
방문하면 “이미 팔렸다” 딴소리, 다른 아파트 중개 시도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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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 다세대주택 전세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 모(36·대전 중구) 씨는 걱정이 앞선다. 계약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직장과 멀지 않은 A아파트를 낙점 후 온라인에서 매매가를 확인한 뒤 전화 상담을 받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치 못한 B아파트 중개였다. 그는 "'즉시 입주 가능한 안전매물' 물건 외에도 15채가 매매로 올라와 상담을 받았는데 막상 전화해보면 이도저도아니라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지 갑갑하다"고 호소했다.

#2. 직장인 김 모(31·대전 서구)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2인 맞벌이가구인 가운데 태어날 아이를 감안해 30~35평형 아파트를 온라인으로 알아봤지만, 매물번호에 적혀있는 가격도 입주가능 일자도 제각각 다르다는 주장이다. 그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방문해 보면 갭투자자가 매입했는데 업데이트가 늦었다며 다른 아파트를 중개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펼치는 낚시중개영업에 대한 규제가 요구되고 있다. 부동산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는 지자체를 위주로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온라인을 통해 시세보다 낮은 매매가로 매물을 등록하며 수요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본보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를 견인하고 있는 대전시 유성구·서구·중구를 중심으로 낚시중개영업이 펼쳐지고 있다.

일부 부동산마다 온라인에 저렴한 물건으로 고객을 끌고 거래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특히 갑천호수공원 3블록 호재로 인기 투자처로 떠오른 유성구·서구에서 낚시영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지난 8~9월 기준 아파트 매물을 찾기 어려운 유성구 봉명동, 노은동, 도룡동 등을 비롯해 도안신도시를 중심으로 온라인 허위매물 중개가 수요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최근 봉명동 A공인중개사무소는 B블록의 같은 단지, 같은 평형 세대를 평균 거래매매가 대비 최소 1억 5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 가량 저렴하게 매물로 내놨고, 이후 고객 방문이 이어지자 집주인이 다시 계약을 파기했다며 인근 아파트 중개를 권유했다.

도시정비사업으로 투자각광처로 주목받고 있는 대전 중구 또한 매매가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대장아파트들을 중심으로 낚시영업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밀집한 곳에 위치한 P아파트도 온라인상에는 15건의 매물이 올라왔지만, 대면상담(전화·방문)을 진행할 시에는 전무한 상황이다.

심지어 몇몇 공인중개사들은 같은 단지에 동, 층수가 똑같은 저가 중복매물을 온라인상에 올리며 고객몰이에 나서는 영업마케팅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일부 공인중개업소의 낚시영업행태는 특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비춰져 지자체의 관리가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한국감정평가원 한 관계자는 “올해 대전지역은 도시정비사업과 지난 7월 실시한 매머드급(도안호수공원 3블럭)분양 영향력이 이어지며 부동산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더불어 예고된 분양으로 신규 아파트에 대한 기대심리까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낚시영업이 성행한다면 향후 부동산 매매가격은 더욱 치고올라 지역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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