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기업수 비중 1% 불과
중소기업 판로개척에 한계
100년 먹거리 성과 ‘약소’
육성기조 선제적조치 필요

화장품산업이 대한민국 수출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일찌감치 오송 등에서 화장품 산업을 육성하며 호기를 맞은 충북의 경우 영향력은 크지 않은 모양새다.

최근 내수경제 부진,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모든 기업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산업의 선전이 눈에 띈다. 경기전망 지수도 화장품 산업의 호황을 나타내고 있다. 화장품 산업의 경기전망 지수(BSI·100이상 호황, 미만 불황)은 108이다.

4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87, 내수 부문이 72이였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수출 기업들의 경기가 반도체 업계가 포함됐던 점을 고려할 때는 독보적인 호황이라는 평가다.

코트라(KOTRA)가 발간한 '2018 글로벌 화장품 산업 백서'을 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5조 2898억으로 2013년보다 4배 증가했다. 올해 지난 달까지 5조 1883억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31.4% 늘어난 수치다.

수출지역도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권에서 북미·유럽까지 확대되고 있다. 2017년 중화권 수출은 3조 6776억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북미는 5302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9.8%의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은 1805억으로 51.3% 늘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도 도내 화장품 산업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화장품 기업 수는 2012년 52개에서 지난해 136개로 늘었다. 수출 금액은 38억 7000만원에서 113억 7024만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전국의 화장품 기업 수는 1만 1834개로 충북은 1%에 못 미치는 기업을 가지고 있다.

충북도 100년 먹거리로 정하며 육성에 열을 올렸던 것에 비하면 약소한 성과다. LG생활건강, 잇츠한불, 코스메카코리아 등 거대기업의 2분기 매출액은 1조 870억원이었다. 작년 2분기 8664억원보다 25.5%(2206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거대 기업들의 매출액과 살펴봐도 충북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이에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한 성장은 여전히 힘겹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내 기업들의 여전한 중국·동남아 집중도 문제다. 다변화를 노린다고는 하지만 고품질 화장품 시장이 호황인 점을 볼 때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화장품 한류 호황의 종식이라는 분석도 나오며 불안함은 커지고 있다.

실제 화장품 기업들의 주식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4년 화장품 한류를 입고 성장하던 아모레 퍼시픽, LG생활건강의 주식이 각각 연고점보다 46.49%, 27% 하락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토종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중소기업 지원 등에 몰두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성장이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며 “육성기조에 맞는 성과를 위해서는 발맞춰가는 것이 아닌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전체적인 지원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을 도와 선행 사례로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등 국내 행사와 더불어 외국에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바이오 컨퍼런스와 학회에도 참여해서 호평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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