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비현실적인 '남사친' 보여주고 싶었다"

류혜영 "'은주의 방' 통해 공감·힐링해요"

김재영 "비현실적인 '남사친'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은주의 방을 직접 꾸미면서 인테리어를 많이 배웠어요."

현재 방송 중인 올리브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심은주를 연기하는 배우 류혜영(27)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은주의 방'은 인생이 꼬인 '셀프 휴직녀' 심은주가 셀프 인테리어에 눈뜨며 방을 고쳐가는 과정에서 삶도 회복해가는 드라마다.

과중한 업무와 야근, 상사의 타박으로 심신이 지친 은주는 퇴직 후 "회사 관두면 시집이라도 갈 거냐"라는 엄마의 핀잔에 "엄마 왜 꼭 선택지가 취직 아니면 취집이야?"라고 되묻는다거나 퇴사 후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압박면접이란 용어를 만든 인간을 찾아서 압박시켜야 한다"고 말해 20~30대 싱글 여성과 직장인·취준생들의 공감을 얻었다.

류혜영은 "격하게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저도 은주를 연기하면서 힐링이 많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어떤 작품에 캐스팅돼서 연기하기 전에는 취준생 마음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은주 대사 중 와닿았던 말이 많았다"며 "'나도 나름 열심히 한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내면에서는 치열하게 고민하는 은주의 마음이 잘 보였다"고 덧붙였다.

'은주의 방'은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류혜영은 "웹툰에서 은주 이미지가 강하다기보다 누구나 공감할 캐릭터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역할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은주 역할을) 누구나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셀프 인테리어로 자기 방을 꾸며가는 내용 외에 심은주와 19년 차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서민석(김재영 분), 재현(윤지온)과 그리는 삼각관계도 극의 한 축이다.

류혜영은 "연기할 때만 친한 척 하는 것이 불편해서 처음부터 편하게 생각하고 다가갔다. 재영 씨가 배려를 해 줘서 편하게 촬영했다"고 웃었다.

김재영도 "민석이는 남사친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좋아하는 감정이 많았다. 장난도 은주가 일방적으로 치고 민석이는 잘 받아주기만 한다"고 말했다.

윤지온은 "삼각관계가 부각되면 좋겠지만, 러브라인이 '은주의 방' 주된 내용이 아니라서 빨리 삼각관계가 해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서민석은 극 중 수석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은주의 셀프 인테리어를 돕는다.

김재영은 "인테리어 기술은 대본으로 많이 숙지했다. 원래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있었다"며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살지만, 나중에 독립하면 이번에 배운 것 써먹어 보겠다"고 웃었다.

그는 서민석에 대해서는 "웹툰의 서민석 캐릭터에 제가 생각한 것을 많이 넣었다. 저는 비현실적인 남사친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친절하고 베풀어주고 양보해주는 스타일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은주의 방'은 저예산 드라마로 화요일 밤 11시, 일주일에 한 회만 방송한다.

제작진은 "일주일에 한 번, 40~45분 동안만 방송되기 때문에 예산을 절감하고 드라마 제작현장의 노동 강도를 낮출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장정도 PD는 "일주일에 한 번 방송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아보려고 했다. 국내 시청자 성향을 보면, 아직 일주일에 한 번 호흡이 받아들여 지기 힘든 부분이 있다. 감정선이 빠르게 진행되는 걸 원한다"며 "저희가 저예산이라 민석이 집도 못 지었다. 작품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한 번 방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함께 연출을 맡은 소재현 PD는 "'백일의 낭군님' 커플인 도경수 씨와 남지현 씨가 카메오로 출연한다. 짤막하게 지나가는 장면들은 아니기 때문에 팬들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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