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강소·중견기업 일부만 채용… 대기업·공기업은 확대
경력직·수시채용으로 변화… 청년실업률 사상최악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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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올해 상반기 공채가 본격 시작됐지만 대기업과 공기업을 제외한 대전지역 기업의 공채 움직임은 사실상 '실종' 분위기다. 지난해 내수부진으로 경영악화 기로에 몰렸던 지역 기업 대부분이 올해 최저임금 재인상에 따른 공채 규모 대폭 축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15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과 잡코리아, 워크넷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상반기 채용 공고를 낸 곳은 강소 및 중견기업 일부에 불과하다.

우선 적외선 영상센서 제품 등을 개발, 제조하는 아이쓰리시스템㈜은 회계부문 신입 및 경력모집 공고를 낸 상태다. 한솔제지도 기술개발, R&D 부문 대졸 신입 공채에 나서고 있으며 강소기업으로 손꼽히는 ㈜라이트론도 개발부문 신입 공채를 진행 중이다. 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규모 경력직 채용에 나서고 있다. 지속적인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겪어온 지역 기업들이 탄력적 인력 수급을 위한 ‘수시채용’ 체계로 변화하려는 기조 때문이다.

인조대리석과 합성왁스 제조업의 라이온켐텍은 생산부문과 전산관리부문, 설비유지보수부문에서 경력직만을 채용할 예정이다. 분광분석기 전문업체 케이맥은 기술 및 영업분야 등에서 경력직 채용을 준비 중이며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다이나맥도 사무직 경력만을 계획 중이다.

이는 대기업 및 공기업의 상반기 채용 확대 움직임과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전지역 공기업의 경우 올해 정부의 공공기관 채용 수 확대 계획에 따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입사원 2000명을 채용한 코레일의 경우 1월 공채를 통해 1275명의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며 한국가스기술공사도 오는 3월에 상반기 공개 채용으로 채용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 구직자 및 취업준비생들은 상반기 공채에서 온도차가 나타나는 이 같은 상황이 달갑지 않다. 대학 졸업 후 수년째 단기 근로계약직을 전전하는 청년실업층은 갈수록 두터워지는데다 조기 및 중도퇴직한 직장인들마저 취업 대열에 합류하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지역 중소기업을 통한 취업 도전 움직임이 연초부터 증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경영악화 분위기와 올해 최저임금 재인상에 타격을 입은 지역 기업 대부분이 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유되는 상황이다. 실제 대전세종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최근 대전과 세종지역 사업체 2605개를 대상으로 3개년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 예정 인원은 4만 9751명으로 지난해 대비 3% 가까이 감소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내수침체와 소비심리 저하로 지역 기업 대부분이 경영환경 악화를 겪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공채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분위기”라며 “고용상황과 반비례로 경력 선호만이 이어지면서 지역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악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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