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그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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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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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일상을 엿보다…영화 '창간호'와 '얼굴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타인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 같은 독립영화 두 편이 일주일 간격으로 관객을 찾는다. 영화 '창간호'와 '얼굴들'.

두 영화의 형식과 주제는 분명 다르지만, 관객에게 다른 사람의 일상을 대리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공유하는 지점이 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창간호'는 '대리 드라이버', '이혼합시다', '양가성의 법칙', '미안해', '삼선의원' 등 다섯 개 단편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다.

이 중 '대리 드라이버'와 '양가성의 법칙'은 누구나 겪어봤을 일상 속 평범함이나 답답함을 관객의 턱밑까지 끌어올린다.

'대리 드라이버'에서는 회사 상사와 부하가 밤늦게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귀가한다. 그런데 이 대리운전 기사 심상치가 않다. 알고 보니 상사의 고등학교 선배였던 것. 집에 갈 길은 요원해진다. 학연으로 똘똘 뭉친 대리기사와 상사는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꿈과 낭만을 취한 듯 이야기한다.

'양가성의 법칙'에는 여러 남자를 만나지만, 항상 외로운 여자가 있다. 그의 앞에 미련이 잔뜩 남은 전 남자친구가 나타나 주위를 맴돈다.

최근 JTBC 금토극 '스카이캐슬'에서 열연 중인 강찬희가 출연한 '미안해'는 형과 동생의 눈물 나는 우애를 그린다.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라 가슴을 더 울린다.

심해어가 물어다 준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혼합시다'와 첫사랑을 만나야만 하는 3선 의원의 이야기를 그린 '삼선의원'은 과장된 상황과 말투가 지배한다.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도 같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얼굴들'은 옴니버스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각 등장인물이 서로 크게 얽히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사는 모습을 비춘다.

학교 행정실 직원 기선(박종환)은 어느 날 문득 축구부 학생 진수(윤종석)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그에게 큰 관심을 쏟지만, 진수는 그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기선은 어느 순간 학교를 그만두고 기업의 사보를 제작하는 회사에 취직한다.

기선의 전 여자친구 혜진(김새벽)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엄마의 식당을 리모델링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이 세 명과 접점이 거의 없는 택배 기사 현수(백수장)가 있다.

영화는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사람들의 있을법한 일상 이야기를 무심하게 담아낸다. 카메라는 학교, 아파트, 빌라촌, 국립중앙박물관 등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감정 없이 훑는다.

다큐멘터리 PD 출신인 이강현 감독은 카메라의 흔들림 등을 통해 다큐멘터리처럼 관객을 등장인물의 일상으로 더욱 깊이 끌어들인다.

인물들을 미화하려 들지도 않는다. 기선의 행동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고 혜진도 '평범한' 사람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플롯은 사실상 부재한다. 기선이 왜 진수에게 관심을 쏟는지, 왜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는지도 설명하지 않는다.

관통하는 주제가 없는데도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은 지나치게 길게 느껴진다. 일상을 촘촘하게 담아내기 위해 필요했을지는 모르나 관객들에게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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