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건설사 빼기·인지도 높은 시공사로 변경 움직임↑
네이밍 브랜드화… 부동산 가격·입주민 만족도 영향끼쳐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최근 들어 아파트 브랜드가 곧 부동산 가치라는 공식이 입증되면서 기존에 공급된 명칭을 바꾸는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도난 건설사의 흔적을 없애거나 명품 브랜드로 바꾸는 등 아파트 개명을 통해 단지 가치를 올려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최근 대전 유성구 교촌동의 한승 미메이드 아파트는 시공사인 한승을 뺀 '미메이드'로 브랜드 변경을 추진 중이다. 2006년 입주한 이 아파트가 12년만에 개명을 추진하는 이유는 아파트 시행·시공을 맡은 한승건설사가 부도처리 됐기 때문. 이 때문에 입주민들 사이에서 아파트 명칭을 바꾸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아파트 개명 신청에 들어간 것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개명 신청을 위해 현재 입주민 중 실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동의 서명을 받고 있다. 아파트 관계자는 "부도난 건설사 이름이 앞에 붙어 있어서 느낌도 안좋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느껴질 수 있다"며 "건설사 이름이 빠지면 아파트의 품격과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명칭 변경은 입주자 80%이상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뒤 관할청에 신고하면 된다. 관할청이 명칭 변경을 승인하면 건축물관리대장에 아파트 명칭이 변경된다. 아파트 명칭 변경과 관련된 행정절차가 끝나면 아파트 외벽 도색 변경, 안내판 수정 등 후속조치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수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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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클릭아트 제공
그런데도 아파트 개명에 입주민들이 나서는 것은 더 나은 아파트 가치를 바라기 때문이다. 아파트 브랜드에 시공사의 흔적을 빼기도 하지만 반대로 브랜드 프리미엄을 위해 시공사 브랜드로 간판을 바꾸기도 한다.

2011년 입주한 도안 14블럭 파렌하이트는 2016년 한라비발디로 명패를 바꿨다. 시행사인 피데스개발의 브랜드 '파렌하이트'가 생소하고 인지도가 낮아 시공사인 한라건설의 한라비발디로 개명한 것이다.

대전 서구 가장동의 나르매 아파트는 2008년 삼성래미안 아파트로 명패를 바꿨다. 당시 시공사인 삼성건설(현 삼성물산)의 브랜드인 래미안이 부동산 시장에서 프리미엄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프리미엄에 따른 개명 신청 이외에도 아파트 개명에는 다양한 사연이 있다. 대전 서구 용문동의 한진빌라아파트는 지난해 한진아파트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아파트가 아닌 빌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전 유성구 반석동의 양지마을 3·4단지도 임대아파트란 차별을 없애 위해 반석마을로 개명하기도 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몇 년사이 브랜드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인식으로 아파트 브랜드 네이밍도 신중해지고 있다"며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좌우되면서 오래된 아파트들도 개명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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