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비에스산업개발㈜ 대표이사

4월 봄기운이 제법 온몸에 나른함을 짓누르는 시간이다. 오늘만큼은 경건함과 존경을 담아 한 기업인으로써 평생을 대한민국에 열정을 쏟아 넣은 고인을 기억하고 싶다. 2019년 4월 8일 대한민국의 경제에 한 획을 그은 한진그룹, 대한한공의 큰 별이 졌다. 나 또한 기업인으로써 만감이 교차했다. 자본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 기업인의 자리는 어떤 위치이며 또한 미래가 있는 것인지.

한진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의 창업실화는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부심과 희망을 안겨 주는 일화로 유명하다. 1969년 3월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민영 대한항공으로 상호 변경하고 ‘수송보국’의 일념하나로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이끌어 온 기업이다. 선대를 이은 조양호 회장 또한 업적이 많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을 시작으로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으며 ‘시스템경영론’을 바탕으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실천 해오며 열정을 쏟아 부은 명장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진 해운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2014년 한진해운의 회장직에 오르고 사재도 출연했지만 2016년 법정관리, 2017년 청산이 됐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글로벌 물류 전문기업의 한축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조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한국언론인 연합회 주체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에서 최고대상을 수상, 2012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중 첫째 등급인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중책을 맡아 국가에 소명의식을 갖고 기업인이 아닌 나라의 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 회장은 1996년 IATA의 최고 정책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을 시작으로 전략정책위원회 위원 등 2019년 IATA 연차총회를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하는 힘을 실었다. 프랑스정부로부터 레지용도뇌르 코망되르 훈장, 레지옹도뇌르 그랑도피시에를 수훈 했고 몽골로 부터 외국인에게 수훈하는 최고 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받기도 했다.

기업인으로써의 일화 중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체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 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고 1998년 외환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는 유리한 조건으로 주력 모델인 보잉737 항공기 27대를 구매 하는 한 수를 두었으며 대한항공과의 차별화된 별도의 저비용 항공사 설립의 확신으로 2008년7월 진에어(jin Air)를 창립했다.

조양호 회장은 기업인이며 경제애국자이다. 그러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몇 년간 국민들로부터 정부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존경받을 공인으로써 잘못된 처신이다. 가족들의 사회적 물의는 국민들에게 외면을 당했고 잘못에 대한 문책도 받았으며 잘못된 것은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조 회장은 기업인으로 성공했으나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으므로 ‘가화만사성’,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등 작은 것에 대한 방관으로 마지막 길에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그렇지만 2019년 대한항공 50주년을 맞아 세계 속에 으뜸가는 대한민국의 항공 산업에 큰 획을 이룬 명장이며 나라의 위상에 이바지를 한 조양호 회장의 모습만큼은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배려하는 마음으로 삼가고인의 명복을 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언제 부터인지 우리주변엔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사라지고 있다. 예전 선조들의 배려심이 그리운 날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