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지 않게 있는 그대로”
“환경미화 외 특별 준비없어
“3만여명 방문객 맞이만 진행

▲ 오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두팔과 다리가 없는 이구원 선교사와 함께 기도할 충북 음성 꽃동네 태아동산. 한국의 하루 낙태 추정건수 1000건을 의미하는 1000여개의 십자가가 꽂혀 있다. 심형식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3일 앞둔 충북 음성 꽃동네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차분히 교황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꽃동네 측은 교황의 방문이 확정된 직후부터 장봉훈(67) 청주교구 주교의 “요란한 준비보다 있는 모습 그대로 기도 안에서 교황님을 맞이하자”는 요청에 따라 환경미화 외에는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3만여명의 대규모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빗속에서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에 따라 전국에서 3만여명의 신자가 초청장을 받았다.

이들이 모두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사 모습을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꽃동네 곳곳에는 대형 LED전광판과 음향시설이 설치되고 있다.

수도자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 2대, 신자들이 가장 많이 모일 사랑운동장 2대를 비롯해 9곳에 LED가 설치된다.

천주교 청주교구는 초청장을 받지 못해 꽃동네에 입장하지 못함에도 현장을 찾는 일반인들을 위해 검색대 밖 환희의 집 마당에 LED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자들이 비 혹은 따가운 햇빛을 피하기 위한 대형 몽골텐트 수백동도 설치 중이다.

안전대책을 위해서는 꽃동네 인곡자애병원, 음성군보건소, 청주성모병원, 119구급대 등에서 6개의 의료부스를 설치한다. 주차장도 넉넉히 준비된다.

경찰은 이날 92명의 인력을 투입해 교통 및 주차 지원에 나선다. 경찰은 2700여면의 주차장이 확보됐고 전국 교구별로 순차적으로 도착할 수 있도록 조정됐기 때문에 교황 방문 당일 큰 혼잡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호를 위한 검색대는 40개가 설치되는데 꽃동네 입구에는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검색대 2개가 설치된다.

이곳을 통과한 장애인들은 2대의 셔틀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에 갈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식을 마친 후 청와대 헬기를 이용해 꽃동네를 방문한다. 교황이 꽃동네 내에서 이동할때는 오픈카를 이용하게 된다.

이때 각 도로의 통제구간은 5m가 확보돼 있어 신자 및 방문객들은 가까운 곳에서 교황을 볼 수 있다.

2100여명의 음성 꽃동네 가족들과 500여명의 보호자들도 차분한 가운데 교황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요란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듯 역사적인 교황의 방문이지만 교황에게 전달될 선물은 간소하다.

장애인들이 개인적으로 만든 프란치스코 교황을 그린 십자수, 두 팔을 쓰지 못하는 김 세실리아가 두 발로 접은 종이학 등이 교황에게 전달될 선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맞아 꽃동네의 안내와 홍보를 맡고 있는 박 마태오(55) 수사는 “교황이 꽃동네를 방문한다는 것 만으로 큰 영광”이라며 “교황과의 만남이 예정된 분들은 차분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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