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방안 못찾고 5년째 방치돼, 영화관·미니어처전시관 등 불발, 비용·의회 제동 원인… 미관 훼손

제천시가 거액을 들여 사들인 ‘옛 의림지 이벤트홀’이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5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 건물은 삼한시대 수리 시설이자 대표적인 명소인 의림지에 있어 관광지 풍광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의림지에 수리공원(역사관) 조성을 추진했던 시는 2012년 2월 34억 8000여만 원을 들여 이 건물을 사들였다. 시는 민간 예식장으로 사용됐던 지상 2층, 지하 1층짜리 이 건물을 국제음악영화제와 연계해 ‘작은 영화관’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사업비 부족과 적자 운영이 예상된다는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했고, 2014년 12월에는 ‘닥종이 전시관’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그마저도 막대한 리모델링 비용 등의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이 이벤트홀에 국내 최초의 이동형 미니어처 전시관으로 운영하겠다는 민간 사업자가 나서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시가 적극적으로 언론 홍보를 벌이기도 했다. 시 입장에서는 이 민간 사업자가 전시관 조성 비용 전액을 투자한다는 조건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20년간 민간 사업자의 운영권을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에 발목이 잡혔다. 의회는 “민간 사업자의 운영 기간이 너무 길다”며 제동을 걸었고, 결국에는 시가 제출한 미니어처 조성 사업 관련 안건을 심사하지 않았다.

올해도 뾰족한 활용 방안을 찾기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이런 탓에 “철거하는데 추가 비용이 들고, 건물을 그대로 두자니 사업성 있는 활용 방안을 찾기 힘들어 ‘계륵 같은 존재’”라는 푸념이 공직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미니어처 전시관 조성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의회에 다음 달 관련 안건을 심사해 달라고 다시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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