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대 비대위, 긴급총회서 투표 진행
93%, 사직 포함 적극행동 필요성 ‘찬성’
“정부 의료공백 책임 전가 부적절” 입장
폭넓은 의견 수렴할 협의체 설립 제안도

대전 중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정에서 의료진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4.2.20 사진=연합뉴스. 
대전 중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정에서 의료진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4.2.20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들어간지 4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지역 의과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도 사직 등 집단행동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충남대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충남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근 긴급총회를 소집, 정부의 전공의 사법조치와 관련해 비대위 활동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긴급총회는 11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대면·비대면에서 동시 진행됐다. 비대위 전체 인원 총 373명 중 316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 결과 294명(93%)이 사직을 포함한 적극적인 행동의 필요성에 찬성했고 반대는 22명(7%), 불참 57명으로 나타났다.

또 비대위는 긴급총회를 통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 의대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비대위는 13일 낸 보도자료에서 “교육부에 정원을 요청하는 과정에 대한 충남대학교 본부의 은폐 행위는 이 정책이 의과대학의 교육여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필수의료위기라는 의료계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협의체의 설립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학생과 전공의의 휴학·사직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단체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의대 학생과 전공의는) 적절한 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과 병원에 속한 피교육자 신분으로, 그들에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실무수습 소방관이 화재진압 현장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과 같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책임은 정부에게 있으며 그것을 의료기관에 위탁했다고 해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책임이 전부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진에게 있다고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과 협력해 의대 학생과 전공의들을 보호하고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표에서 전체의 93%가 사직 등 행동의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의사·교육자로서 지위를 포기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아직 개별적 사직서 제출에 대한 정확한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정부의 소통 부재와 밀어붙이기가 시행되고 있어 조만간 교수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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