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단꿈에… 알바·학업 포기
정부 내년부터 미성년자 규제
올바른 경제관념 교육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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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따라 뒤늦게 입문했죠. 소액으로 큰돈 만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시작한건데 투자한 돈을 전부 잃을까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어요.”

최근 비트코인에 투자한 대학생 A(25)씨의 표정은 10분 단위로 일희일비다. 남들처럼 ‘일확천금’을 확신하고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A씨는 최근 시세가 좋지 않자 투자금 회수도 못할까 전전긍긍 하고 있다. A씨처럼 비트코인에 뛰어든 대학생은 물론 고등학생, 심지어 중학생들까지 우후죽순 늘고 있다. 이들은 주변에서 비트코인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만 듣고 투자에 나선 자들이 대부분으로 다양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파악한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미성년자의 가입 및 매매, 구매, 입·출금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생들은 이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이 방학에 돌입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소액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포기한 채 비트코인 투자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대학 재학생 B씨는 “친구들 상당수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들을 참조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에는 수익이 신통치 않지만 투자했기에 뽕을 뽑겠다는 심산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는 주변에서 비트코인을 통해 수천만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지면서 나도 일확천금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액을 늘리는 것은 물론 심지어 대출까지 받은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고등학생, 심지어 중학생들에까지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최근 중고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투자 방송을 하면서 이에 빠져 있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미성년자에 대해 비트코인 투자를 금지시켜 놨지만 현재 부모 개인정보나 휴대폰을 통해 성인 인증이 가능한 편법들을 공유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학생들이 수업시간도 아랑곳 하지 않고 투자 삼매경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대전 유성구 소재 고등학교 교사 B씨는 “이번 학기 유난히 수업시간에 핸드폰에서 눈을 못떼는 학생들이 많다 느꼈는데 알고보니 비트코인 시세등락 보느라 그런 것으로 확인했다”며 “수업때마다 모든 학생 핸드폰을 수거할 수도 없고 대책이 없어 다음학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정부에서 규제를 돌입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를 막는 것만이 상책이 아닌 청년들에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줘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남대 경제학과 김원선 교수는 "미성년자나 대학생들이 블록체인 등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는 것은 도박과 같다"며 "불확실한 미래가치인 가상화폐 시장에서 큰손들이 빠진 현재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뒤늦게 뛰어든 소액 투자자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성인인 대학생들에게까지 정부의 규제가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며 “대학생들은 스스로 투자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가상화폐 관련 앱 사용자 분석결과 발표에 따르면 10대 이용자가 7.9%, 20대가 26.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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