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회사운영자금으로 인건비·임차료 사용 사례 늘어
기술직 등 인건비 상승도 부담

대전지역 중소형건설사들마다 인건비 부담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당수 중소형 건설사들이 대출금 및 회사운영자금을 인건비·임차료 명분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IBK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운영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중소 건설업체 751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를 분석해 보면, 조사에 응답한 업체 71.2%는 신규 대출금을 인건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의 경우 10곳 중 4곳 가량이 대출금을 인건비로 사용한 반면, 중소 건설업체는 타 업종 대비 인건비를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소형 건설업체가 인건비 등 운영비 충당에 애를 먹으면서, 실적회복에 적신호가 켜진 점을 방증하고 있는 대목이다.

충청권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 제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호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는 건설업체들은 인건비로 지출되는 항목이 부담으로 다가와 벙어리냉가슴인 상황이다. 심지어 일부 A건설사의 경우 사채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해 수익투자의 개념이 아닌 운영비에 지출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밖에 일용직 및 전문기술직 근로자들의 인건비 상승도 한 몫하고 있다. 8만~9만원으로 책정됐던 일용직 인건비는 최근 3년 새 10만~11만원까지 올랐고, 전문건설직 인건비는 목수·콘크리트공 15만→18만원, 철근공 17만→20만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건설 활황기를 지속하고 있는 세종에 대규모 인력이 유입되면서 현장인력의 몸 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 기근 속, 공사를 따내도 인건비 등 운영비로 마진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중소건설사의 경영 여건은 악화되고, 자금 확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어 향후 미래에 대비한 투자는 꿈도 꿀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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