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대학中 9개 서울, 기업·단체 절반 이상 편중

사립대학의 중요한 재원으로 꼽히는 기부금이 서울지역 대규모 대학에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대학 간 재정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지방불균형 문제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2012~2016년 사립대학 기부금’ 자료에 따르면 울산대를 제외하고 상위 10개 대학(2016년 기준) 모두 서울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별(재학생 기준)로는 서강대와 울산대를 제외하고 모두 ‘2만명 이상’ 대규모 대학이었다.

기부금은 대학 내외의 개인, 기업, 단체·기관 등이 대가 없이 대학에 기증한 돈을 뜻하며 기부금이 많을수록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사립대학 재정구조를 개선하고, 교육 투자가 늘어 교육 여건이 나아지게 된다.

기부금 상위 10개 대학은 △고려대(415억원) △연세대(328억원) △중앙대(201억원) △경희대(182억원) △성균관대(174억원) △이화여대(172억원) △울산대(155억원) △서강대(152억원) △한양대(137억원) △동국대(132억원) 순이다.

이중 의대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서강대 뿐 이었다.

즉 서울지역에 의대가 설치된 대규모 대학에 기부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상위 10개 대학 기부금은 총 2050억원으로 전체의 48.4%를 차지하는데 이는 나머지 142개 대학의 기부금 1992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기부자별로 보면 개인, 기업, 단체·기관 중 기업체 기부금 편중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 기부금 전체 1452억원 중 70.1%(1018억원)가 서울권 대학에 기부됐다. 단체 및 기관 기부금과 개인 기부금도 각각 56.5%, 51.7%가 서울에 편중됐고, 이는 나머지 지역 기부금이 10%대에 그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이례적인 부분은 대전가톨릭대가 1345만원으로 학생 1인당 기부금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이라는 점이다. 소규모 종교대학이거나 특성화대학은 소재와 규모와 상관없이 학생 수 대비 기부금이 대부분 높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대학별로 분석하면 상위 10개 대학의 기부금 편중과 독식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며 “전국의 나머지 사립대 기부금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지방불균형 문제도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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