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의혹·유력주자 불참 등…불꽃대결구도 완성되지 않아

6·13 지방선거를 앞둔 충북 여야가 청주시장 경선에서 동반 흥행 부진에 고민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4일 청주시장 공천을 확정한다.

이날 청주 국민생활체육관에서는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책임 당원들이 현장 투표에 나선다. 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과 정치 신인 천혜숙 서원대학교 석좌교수의 승부는 책임당원(50%), 일반국민 여론조사(50%)를 합산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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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두 후보는 최종 득표수에 황 후보 20%, 천 후보 30%의 가산점을 부여받는다. 거대 양당 가운데 먼저 최종 선수를 가려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유력 주자인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의 경선 불참이 흥행 요소를 반감시켰다. 지난 지방선거와 같은 불꽃대결 구도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평도 있다.

2014년 6·4 지방선거 청주시장 경선은 4파전 구도로 치러졌다. 19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당시 새누리당 청원당협위원장을 맡아 당 조직을 관리하던 이승훈 후보가 연출한 이변은 여전히 ‘언더독의 반란’으로 회자되고 있다.

아쉽게 공천장을 놓친 남상우 전 시장의 경선 불복,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등 각종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며 경선 컨벤션효과를 누렸다.

하위권에 그쳤지만 한대수 전 청주시장과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도 저마다 지지 기반을 자랑하며 흥행 불씨를 지폈다.

2파전으로 치러져 다소 밋밋하다는 평을 듣는 이번 경선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두 후보 모두 친 정우택 계열로 ‘정치 숙적(宿敵)’ 흥행 코드도 성립하지 않는다.

반등 요소는 당원 투표율이다. 많은 당원의 참여로 후보가 되는 것과 저조한 투표율로 후보가 확정되는 것은 지역 정가에 던지는 메시지가 달라질 수 있다.

경선 급행열차에 오른 한국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미투 파문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동시에 뚜렷한 흥행 요소도 찾아볼 수 없다.

높은 당청 지지율로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이 예측된 민주당의 옥석 가리기는 링 위에 오를 선수도 정해지지 않았다.

유행열 예비후보를 둘러싼 미투 의혹으로 모든 경선 일정이 올 스톱됐다. 중앙당 젠더대책특별위원회가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지만 어수선함과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당 안팎에서는 각종 확인되지 않은 설이 난무하고 있다. 미투 폭로자의 ‘당 대표 접촉설’과 일부 후보 지지를 위한 ‘중진 의원의 특별위 압박’ 등 갖가지 소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철흠·이광희 예비후보의 단일화가 한때 관심을 끌었지만 이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던 이광희·유행열 후보 단일화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나마 오는 27일 이후 ‘판문점발’ 낭보를 통해 흥행을 이어갈지가 관심 포인트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미투 의혹과 타 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선거법 위반 등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여야의 경선도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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