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지수 감소…부채 2배 증가, 2010년 26조→지난해 49조 껑충
베이비부머세대 은퇴 시장 포화…최저임금 인상 등 겹쳐 ‘악순환’

숙박 및 음식점업의 생산지수는 감소한 반면 이들 업종 사업자들이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숙박 및 음식점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서민의 대표 창업 업종의 부채비율 증가를 가져오며 악순환을 초래하는 모습이다.

13일 통계청의 ‘2018년 1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숙박 및 음식점업 서비스업생산지수는 대전 0.3%, 충북 2.7%, 충남 9.1% 감소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로 급격히 인상된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영세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인건비가 업종 생존율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앞둔 지난해 12월 음식업 사업자 수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10%를 밑돌기도 했다.

이처럼 숙박 및 음식점업의 생산은 하락하고 있지만 이들 업종 개인사업자 또는 기업의 은행대출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잔액은 49조 365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7년 전인 2010년 말(26조 3743억원)과 비교했을 때 87.2%로 폭등한 수치다. 특히 시장 자체는 점차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숙박 및 음식점업 분기별 대출 증가액은 2010년의 경우 전분기 대비 500억~3000억원대 수준을 보였지만 지난해 1분기 9933억원의 증가세 이후 2, 3분기 모두 1조원대 증가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숙박 및 음식점업의 생산 감소와 대출 증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에 주목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시기로 알려진 2010년에 숙박 및 음식점업의 이 같은 수치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들이 은퇴 자금과 은행 대출금을 모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숙박업이나 식당 창업에 몰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른 시장 포화상태가 발생하면서 생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나 혼술·혼밥 문화 확산 등 최근의 외식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의 부채 위험성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경우 경기가 침체되고 동시에 대출이 까다로워지면 제2금융권 또는 비제도 금융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한 상환 부담 가중은 결국 연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면서 지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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