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삼봉초 ‘꿈·지·락 행복카페’ 잉여공간 활용, 기존 카페·도서관 차별화 컨셉
태안 소원초, ESS보드·외발자전거 즐길수 있어, 어울림 놀이방 가상스포츠 체험
태안 방포초 바닥놀이판 조성 민속놀이 배워. 학교정원 파라솔 관광객과 공유

충남교육청은 올해 도내 학교 60곳에 학생이 행복한 ‘행복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앞서 민선 6기부터 쉼의 가치에 주목해 오면서 ‘쉼(,)이 있는 행복놀이’ 정책을 추진해왔고 이제는 쉼을 현실화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관련 학계에서는 공간이 인간의 사고와 감정에 영향을 주며, 집중력과 창의력, 넓게는 인성, 품행의 형성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충남교육청은 획일적으로 구성된 공간을 탈바꿈해 학생들이 참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 당진 삼봉초에 마련된 꿈·지·락 행복카페. 삼봉초 제공
◆삼봉초 “도심 카페·도서관, 부럽지 않아요”

삼봉초등학교는 ‘꿈·지·락 행복카페’ 프로젝트를 통해 급식실의 잉여공간을 학생들의 쉼터로 탈바꿈했다.

당진시 석문면에 위치한 삼봉초는 농어촌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15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때문에 학교 내에는 체육관 이외에 학생들이 마땅히 쉴 공간이 부족했다.

삼봉초 교육가족들은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장소를 물색했고 급식실 한 켠의 잉여공간으로 눈을 돌렸다.

오랜 시간 커튼에 가려진 채 책상이나 기타 물품을 보관했던 이 공간에서 삼봉초 교육가족들은 꿈·지·락 행복카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교육가족들은 서울블루스퀘어의 도서관과 다른 학교의 우수 사례들을 분석했고 기존의 카페나 도서관과는 차별성을 두기로 했다.

특히 학생들의 접근성과 친근함, 푸근함 등에 주안점을 뒀다.

낡고 허름했던 공간은 지난 여름방학이 약 4주간의 공사를 거친 뒤 도심의 카페나 대형 도서관이 부럽지 않은 학생들의 쉼터로 변신했다.

행복카페에는 학생들의 취향을 저격할 벌집 모양의 안락한 공간과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미니테이블 등이 마련됐다.

또 나무 소재의 벽장식과 책꽂이,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스마트패드도 설치됐다.

삼봉초 교육가족들은 각 공간에 특별함을 담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행복카페를 마주한 학생들이 큰 호응을 보냈다.

삼봉초에 재학 중인 신영호(11) 군은 “점심을 먹은 뒤 벌집 모양 소파에 들어가 책을 읽을 때 너무나 행복하다”며 “학교에 오면 행복카페를 가장 먼저 찾게 된다”고 말했다.

삼봉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행복카페가 학생들의 자율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용 수칙 등을 조정하고 있으며 자체 예산을 통해 카페 운영 물품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교육가족들은 올 연말 행복카페가 완벽하게 자리잡아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잊혀질 수 없는 쉼터로 자리잡길 기대하고 있다.

▲ 태안 소원초에 설치된 소원 행복 어울림 공원. 소원초 제공
◆태안 소원초 “뉴스포츠 체험공간 어울림공원”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소원초등학교는 학생들이 ESS보드와 외발자전거 등 뉴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원과 실내 쉼터를 조성했다.

소원초 교육가족들은 교내 놀이공간이 한정돼 학생들이 모바일게임 등에만 몰두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우선 교육공동체의 수요조사와 함께 활용 가능한 공간을 물색했고 학교 주변과 학생들의 거주지 인근에 놀이·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그 결과 소원초 교육가족들은 학생들이 단순한 놀이활동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실내·외에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 놀이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우선 소원초는 실내에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방과후 학생들이 읍내까지 버스틀 타고가 즐기던 놀이들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소원 어울림 놀이방’으로 불리는 이 공간은 실내노래방과 가상스포츠 체험방, 보드게임방, 전통놀이 체험방 등으로 구성됐다.

놀이방이 조성된 이후 학생들은 오전 10시30분부터 30분간 주어지는 중간놀이시간 평소와 달리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노래를 부르거나 선후배가 함께 모여 가상스포츠를 즐기며 땀을 흘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실외에는 인라인 스케이트와 ESS보드, 외발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는 ‘소원 행복 어울림 공원’이 조성돼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공원은 상시 개방하고 있으며 휴일에도 학생들이 방문해 마음껏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공원 인근에는 생태연못과 연계한 쉼터도 조성돼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정비됐다.

소원초 교육가족들은 ‘함께 더불어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소원어울림 놀이터’를 목표로 학생들이 보다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학교가 학생들에게 즐길 거리가 많은 행복한 장소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 태안 방포초에 조성된 행복놀이터. 방포초 제공
◆태안 방포초 “관광객도 이용하는 행복공간”


태안군 안면읍에 위치한 방포초등학교는 민속놀이를 하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행복놀이터와 관광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정원 쉼터를 조성했다.

방포초는 6학급 규모의 소규모 학교지만 꽃지해수욕장 등 관광지 인근에 위치해 방문객들이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 등 마을교육공동체가 학교 내에 머무를 공간이 부족했고 교내 놀이공간이나 쉼터도 마련되지 않았다.

방포초 교육가족들은 이 같은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한 뒤 야외 놀이공간과 누구나 머무를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우선 교육가족들은 교정 뒤편 이동 통로로 사용되던 공간에 바닥 놀이판을 조성해 학생들이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이 공간에는 놀이도구 보관함이 설치됐고 어린이 놀이헌장과 놀이 안내, 안전수칙 등을 담은 안내판과 표지판이 세워졌다.

또 학교 정원에는 파라솔과 의자가 마련돼 마을교육공동체 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는 쉼터가 조성됐다.

앞서 아침 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 시간에 행복놀이 시간을 운영 중이던 방포초는 행복놀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원 쉼터는 하굣길 학생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쉼터가 되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도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

방포초는 행복놀이터와 정원 쉼터를 통해 학생들의 놀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방문객에도 휴식공간을 제공하면서 학교의 위상도 드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포초에 재학 중인 정모(8) 양은 “친구들과 달팽이 놀이와 윷놀이, 비석치기 등 민속놀이를 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정원에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알록달록한 파라솔과 의자가 생겨서 친구들과도 더 친해졌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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