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 지속… 산불발생 증가 진화 헬기 소방용수 확보 어려워
부족한 강수량에 한파로 결빙까지 산림청 이동식 저수조 보급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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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화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가뭄 여파로 저수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산불 진화용 헬기가 소방용수를 퍼야 할 저수지 등이 한파에 얼어붙으면서 지역내 대형 산불 발생에 대한 대비책이 강구되고 있다.

7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불 발생은 모두 692건으로 최근 10년간 산불발생 평균보다 64% 증가했다. 피해 면적은 1478.95㏊에 달하며 피해 금액은 235억 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대전과 충남의 경우 2016년 각각 3건과 15건에 그쳤던 산불은 지난해 18건과 5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건조한 기후가 심해지며 부족한 강수량 탓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증가하는 산불을 진화하기 위한 산불 진화 헬기의 소방용수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4일 오전 10시 47분경 충북 충주시 직동의 한 사찰 뒤편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청 헬기 3대가 투입됐지만 현장과 10㎞ 이상 떨어진 곳에서 소방용수를 확보해야 하는 탓에 진화가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헬기로 산불을 진화할 경우 담수지까지의 거리가 5㎞ 늘어날 때마다 공중진화 효율이 18%씩 감소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가뭄이 이어지면서 저수지 저수율이 60% 미만에 머물러 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 보령댐의 경우 저수율이 30% 이하로 지역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한파로 담수지 역할을 할 저수지마저 얼어붙으면서 산불 진화 헬기가 제 역할을 못 할 위기에 놓인 상태다. 담수지가 결빙될 경우 인력으로 이를 깨는 방법이 있지만 사람이 올라가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얼음이 두껍지 못한 곳이 많아 어렵긴 마찬가지다.

산림청은 우선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산불 진화용 담수지를 확보하도록 하고 이동식 저수조를 보급하는 등 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가뭄과 결빙 대비를 위한 간이 취수시설 47곳을 확보했다.

이종건 산림보호국장은 “건조경보가 38일째 지속하면서 산불위험이 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산림인접지에서 쓰레기를 태우거나 불을 피우는 행위를 금지하고, 산행할 때는 흡연·인화물질 소지를 금지하는 등 산불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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