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

회담내내 긴장…상봉 정례화 염원·북한 태도변화 우려도

누구보다 남북 정상의 만남을 초조하게 지켜본 이들이 있다. 북녘에 가족을 두고 온 이산가족과 북한이탈주민들이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아버지와 월남한 서종근(79) 함경남도 대전지구도민회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중계되는 텔레비전 화면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북한에 할머니, 어머니, 두 명의 남동생과 이별해 68년이 넘는 세월동안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남북정상 합의문에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는 것을 보자마자 서 회장은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맞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따르면 남북 정상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키로 했다. 이는 2015년 10월 금강산 상봉 이후 3년 만이다.

서 회장은 “아침에 대통령이 차를 타고 청와대를 출발하는 것에서부터 회담 모든 일정이 끝날 때까지 한 시도 생중계하는 텔레비전 앞에서 자리를 뜨지 못했다”며 “광복절을 기해 이산가족 상봉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나왔다. 고향에 있는 가족을 속히 만나고 싶고 그날까지 부디 모두 살아계시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100명 규모의 소규모 상봉을 넘어 이번에는 더 많은 인원이, 정례적으로 만나거나 연락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게 이산가족들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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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북한이탈주민들 한편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분단 70여년간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아왔던 데다 핵 폐기도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가 없어 아직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남한에 정착한 이후 대통령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이 달라져왔다는 것도 이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제 출발선에 선 것일뿐으로 한반도에 진정한 봄이 올 때까지 남과 북 모두가 하나씩 양보하고 노력해 바꿔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철진 북한이탈주민대전시연합회 회장은 “싸우든지 어쨌든지간에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다보면 과거를 돌아볼 수도, 미래를 열어갈 수도 있지 않겠나. 남북의 평화는 세계의 염원이다. 첫 단추를 끼느라 고생 많이 했으니 다음 단추도 잘 풀어갔으면 한다. 노비시대에서 식민지, 또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까지 고난이 깊었던 대한민국의 역사가 이제는 평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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