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준공…여전히 미개통, 마케팅공사 "기부채납 우선"
중앙과학관 "지자체가 유지"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속보>=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입구에 위치한 ‘엑스포지하차도’가 여전히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개통하겠다던 ‘엑스포지하차도’는 대전시가 수십여억원을 들여 뚫어놓고 정작 4년여의 시간이 흐른 현재도 개통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대전시와 마케팅공사, 국립중앙과학관 등에 따르면 옛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을 지하로 이은 엑스포지하차도는 2015년 4월 30일 준공됐지만 현재까지 개통되지 않고 있다.

엑스포 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된 지하차도는 높이 4.5m, 폭 25.5m에 왕복 2차로로 62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지하차도의 부지는 대전마케팅공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각각 소유하고 있다. 

현재 공사를 모두 마쳤지만, 지하차도는 개통이 되지 않았다. 시는 지난해 시민과 운전자들의 편의를 위해 연말까지 개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지하차도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른 시민불편은 지속되고 있다. 엑스포과학공원에서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진입하기 위해 지하차도를 이용하면 1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우회해서 엑스포로나 대덕대로에서 유턴(U턴)을 해야 하는 불편사항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언론 보도와 민원제기 등으로 논란이 일자, 최근 지하차도를 놓고 ‘임시개통’이라도 진행하려 했으나 또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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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공사가 완료됐음에도 개통이 되지 않은 이유는 부지 소유자인 대전마케팅공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의 의견이 상충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공사의 경우 지하차도 부지를 기부채납을 통해 개통을 서둘러 진행하자는 입장이지만, 중앙과학관은 토지소유를 대전시에 넘기지 않고 도로 보수·유지를 지자체가 해달라는 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와 같이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더욱더 장기간 동안 지하차도가 개방되지 않은 채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지속된 시민들의 불편사항 등이 제기되면서 우선은 임시개통이라도 진행하려 했으나, 중앙과학관이 기부채납을 하지 않고 단순 도로 유지·관리를 시에서 해주기를 바라며 조건을 내 걸고 있다”며 “시에서도 기부채납이 안 된 토지에 대해 유지·관리를 해야할 의무가 없다. 이 같이 한 쪽에서 다른 주장을 계속 펼친다면 개통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대해 국립중앙과학관 측은 “지하차도 중 과학관 부지는 국유재산이기에 기부채납을 진행하기 위한 복잡한 절차를 이행할 수 있는 인력도 여력도 안된다”며 “도로개통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다만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할 수 없어 도로관리만 지자체에서 처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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