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건양대병원 사직 동참
일부 과 진료 차질 불가피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 6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대전지역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의 집단 사직마저 본격화되고 있다.
29일 충남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등에 따르면 비대위가 지난 25~29일 사직서를 1차로 수합한 결과, 비대위 인원의 과반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충남의대와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소속 교수 400명중 336명이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다.
비대위 내 최소 150명 이상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한 상황이다.
대학 전임, 기금 교수는 충남대 의과대학에, 병원 임상, 진료 교수는 충남대병원에 각각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과의 경우 과 내 모든 교수진이 사직서 제출해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위는 1차로 수합된 사직서 외에도 2차 사직서 수합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학회, 해외 체류 등 개인 사정으로 이번주에 사직서 제출이 불가했던 인원이 있었다”며 “다음주 중 비대위에서 2차로 사직서를 수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일부 교수들의 사직서가 함에 담긴 형태로 병원에 제출됐고 담당 부서에서 개봉은 아직 안 했다”며 “단축 진료 등 진료 운영 방향은 아직 정해진 게 없고 향후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양대학교의료원에서도 소속 의사 142명 중 절반 이상이 비대위 측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건양대 비대위는 다음주까지 사직서를 취합하고 정부와 의료계의 추세를 살핀 후 병원에 사직서 제출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건양대 비대위는 29일 발표한 성명문에서 “건양대학교의료원 교수들은 지역 의료와 제자들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지금은 모두가 과중한 진료 업무로 탈진 상태”라며 “환자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계와 소통하지 않고 현재 의료 대란을 의사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교수들은 전공의와 학생을 보호하고 지역 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마음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것으로 약화된 지역 의료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책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때”라며 “전공의와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 의료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도록 지역 주민의 도움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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