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인 가구를 위한 밀키트[연합뉴스 자료사진]
1인 가구를 위한 밀키트[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성가족부가 어제 밝힌 ‘2023년 가족 실태조사’ 결과에는 우리나라 가족 형태의 변화 추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비혼 독신이나, 이혼과 재혼, 동거와 같은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벗어난 가족 개념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먼저 혼자 사는 1인가구가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3.6%나 된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1인 가족인 셈이다.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15.8%, 2015년 21.3%, 2020년 30.4%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젊은 층에서 자녀계획에 부정적 의견을 드러낸 건 아쉽다. 자녀 계획과 관련 ‘생각해 본 적 없음’을 고른 30세 미만의 비율이 무려 65.3%나 됐다. 2020년 조사 때의 58.6%보다 6.7%P 증가한 수치다. 가족에 대한 가치관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47.7%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특히 20대의 66.9%가 ‘비혼 독신’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무관치 않다. 비혼·독신 에 동의하는 응답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1인가구, 1세대 가구 증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참고해야 할 부분이 꽤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7년간 28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저출산 문제 해결에 실패한 까닭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젊은 층이 비혼 독신에 호의적이고, 아이 낳기를 꺼리는 한 인구증가는 요원해 보인다.

가족형태의 변화는 새로운 서비스를 요구한다. 그것은 신속하고도 탄력적이어야 한다. 1인가구가 가장 바라는 정책은 주택 안정 지원(37.9%), 돌봄 서비스(13.9%)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보살핌에 대한 관심이 컸다. 여기서 혼자 살다 지켜보는 이 없이 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은 고독사 비율이 유독 높다. 2021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고독사는 8.8명으로 전국 평균 6.6명을 크게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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