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김 가격 지난해比 69.9% 올라
원초 값 오른 게 원인… 상인들 근심
김밥집 사장 “마진 10% 안되는 상황”
사재기 방지 등 관리 필요성도 제기

김밥. 사진=연합뉴스.
김밥.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강승구 기자] 사과에 이어 ‘김’까지 고물가 흐름에 올라타면서 시민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김 양식장 확대와 사재기·담합 방지를 위한 지자체의 관리 감독 필요성을 제안했다.

15일 수산 업계에 따르면 김의 원재료 ‘원초’의 가격 상승여파가 김의 소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산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산지에서 물김 한 망(120kg)을 작년 이맘때는 12만원에 거래했는데, 최근에는 40만원 초반 대까지 거래를 한다"며 "도매로 들어오는 김가루도 2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김가루의 경우 수급마저 불안정해 출하주를 통해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도매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원초의 가격 상승 여파는 중도매인 판매가격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5일 마른김 1속(100장)의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평균 1만 400원으로 대전의 경우 1만 3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전의 마른김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6060원으로, 1년 새 69.9% 상승했다.

김 판매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사이 분식업계 사장의 근심은 커져가고 있었다.

김밥집 사장 김 모(66세)씨는 "22년 장사를 했는데 예전엔 김밥 마진이 30% 정도 했지만 지금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며 "김뿐만 아니라 채소 가격도 올라 단가 맞추기가 더 힘들어졌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만난 김밥집 사장들은 재료 가격 상승에 맞춰 판매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소비자 눈치에 쉽게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 가격 상승 원인을 이상 기후와 수출 급증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으로 뽑았다.

물김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생산한다.

김이 생장하기 좋은 온도는 10도 미만이지만, 지난겨울 수온 상승과 잦은 호우로 생산량이 불안정해졌다고 수산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국내 김의 해외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수요 예측이 어려워졌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김 수출액은 약 7억 89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돌파할 정도로 해외 수요가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김 가격 안정화를 위한 양식장 확대, 사재기·담합을 막는 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권기대 국립공주대 산업유통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생산량 안정화를 위해서 양식장 확대가 우선이다"라며 "판매 가격을 올리는 브로커를 막기 위해 지자체의 모니터링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승구 기자 artsvc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