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덕물빛축제 열리는 대청공원 가보니
변기에 음식물 버리거나 생활 쓰레기 투기도
“치워도 끝 없어” 환경미화원 쓰레기로 ‘몸살’
지역 벚꽃명소 상황 마찬가지… 시민의식 실종

대전 동구의 대청호 벚꽃길 인근에 마련된 간이 화장실 모습. 사진= 조정민 기자
대전 동구의 대청호 벚꽃길 인근에 마련된 간이 화장실 모습. 사진= 조정민 기자
대덕물빛축제가 진행 중인 대전 대청공원에 축제 이후 처리된 쓰레기 양. 사진= 조정민 기자
대덕물빛축제가 진행 중인 대전 대청공원에 축제 이후 처리된 쓰레기 양. 사진= 조정민 기자
대덕물빛축제가 진행 중인 대전 대청공원에 축제 이후 처리된 쓰레기 양. 사진= 조정민 기자
대덕물빛축제가 진행 중인 대전 대청공원에 축제 이후 처리된 쓰레기 양. 사진= 조정민 기자
대덕물빛축제가 진행 중인 대청공원 행사 이후 쓰레기 수거를 위해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사진= 조정민 기자
대덕물빛축제가 진행 중인 대청공원 행사 이후 쓰레기 수거를 위해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사진=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다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쓰레기를 버리고 가니 결국 쓰레기장이 돼 버리는 거죠. 행사 하나 한다고 할 때마다 무서울 지경이에요.”

16일 대덕물빛축제가 진행 중인 대청공원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황미자(63)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행사 이후 쓰레기 수거를 위해 이른 오전부터 쓰레기를 줍고, 봉투에 담기를 반복 중이었다.

하나하나 가득 찬 쓰레기봉투가 공원 잔디밭 한 켠에 잔뜩 쌓여있었으나 지금이 그나마 정리가 많이 된 상황이라고 황 씨는 설명했다.

그는 “이미 오전에도 몇 차례나 쓰레기차가 다녀갔는데, 여전히 처리할 쓰레기가 많다”며 “음식물을 화장실 변기에 버리는 건 양반이고, 집에 있는 쓰레기까지 갖고 와 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공원 곳곳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16명의 인력이 투입돼 교대로 수거를 진행했지만 워낙 양이 많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황 씨는 “봄철 페스티벌 같은 큰 행사라도 잡히면 덜컥 겁부터 난다”며 “행사 날엔 쓰레기차가 직접 와 시민들에게 처리 안내를 하는데도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국적인 벚꽃명소로 유명한 대청호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방문한 대청호 인근은 몰려든 인파에 간이 화장실이 마련됐지만 화장실 내부가 재활용, 음식물 할 것 없이 뒤섞여 어지러운 상태였다.

심각한 악취로 쓰레기장인지 화장실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으며 용변 이용조차 쉽지 않았다.

이날 봄나들이 겸 대청호 인근을 방문한 상춘객 김 모(27) 씨는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친구와 기분 좋게 봄나들이를 나왔는데,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충격을 받았다”며 “본인이 만든 쓰레기는 직접 챙겨 돌아가기만 해도 이런 상황까진 안 될 것 같은데 시민의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고 탄식했다.

매년 벚꽃철 정문을 개방하는 KAIST 역시 일부 몰지각한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KAIST는 이달 초부터 벚꽃 구경으로 외부인들이 몰리기 시작해 평일 저녁, 주말 할 것 없이 인파가 몰렸다.

문제는 일부 방문객들이 먹고 간 음식을 그대로 잔디밭에 버리고 가거나, 소음을 일으켜 KAIST 재학생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KAIST 1학년 재학생은 “벚꽃을 구경하러 오는 외부인이 매우 많아지자 푸드트럭이 들어오기도 했다”며 “푸드트럭에서 먹은 음식 쓰레기를 공원 잔디밭에 그냥 버리고 가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그대로 두고 가는 장면들도 많이 보였다”고 한숨을 지었다.

또 다른 재학생 역시 “중간고사 기간 도서관에서 공부 중이었는데, 공원에 외부인이 차면서 점점 소란스러워졌다”며 “자유롭게 놀고 벚꽃을 구경하는 건 좋지만 최소한의 배려가 없다는 게 느껴져 외부인 출입이 달갑지 않아졌다”고 토로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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